◀ 앵커 ▶
쿠팡이 배달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조작해, 공짜 노동을 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조작해 52시간이 넘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줄인 후에 일을 더 시켰다는 겁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쿠팡의 배송 전담 직원인 '쿠팡 친구'
쿠팡은 주5일, 주52시간 근무를 보장한다고 광고합니다.
[쿠팡 광고]
"지금도 쿠팡친구 3명 중 한 명은 쉬고 있어요. 매주 이틀씩 연간 130일의 휴일과‥"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52시간을 넘으면 일을 시킬 수 없습니다.
쿠팡은 전용 앱인 <쿠펀치>를 이용해 배달기사들의 근무시간을 관리합니다.
그런데 이 앱이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관리자들이 주52시간을 꽉 채운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축소해, 공짜로 초과노동을 시켰다는 겁니다.
지난 7월 촬영된 쿠펀치 앱의 캡처 화면입니다.
8시 53분에 주52시간을 넘겼습니다.
빨간색 알림이 떴고, 남은 시간은 0분입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인 9시 56분, 알림이 노란색으로 변했고, 남은 근무시간이 2분으로 늘어났습니다.
8월에도 다른 직원의 앱에서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저녁 7시 1분에 주52시간을 채웠는데, 한 시간 뒤인 8시 18분에는 3분 남은 걸로 바뀌었습니다.
쿠팡 노동자들은 관리자들이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이런 조작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진영/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장]
"내부적으로 굉장히 많이 있을 것이며 회사는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을 겁니다.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을 항상 뛰고 휴게시간조차 할애해서 시간에 쫒겨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미 퇴근한 것처럼 근무 시간을 허위 등록하게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윤준병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52시간을 초과했지만, 미리 찍고 초과 근무를 한 적도 있다는 제보들도 존재합니다."
쿠팡의 근로시간 조작 의혹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에도 노동자가 쿠펀치 앱에 입력한 노동시간을 쿠팡이 마음대로 조작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쿠팡 측은 "쿠펀치 임의 조작은 사규로 금지돼있고, 누락된 근무시간을 관리자가 배송 직원의 확인을 받아 정정한 적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앞에선 쿠팡 물류센터에서 연속 야간노동을 하다 28살에 돌연사한 고 장덕준씨의 1주기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유족과 노동자들은 연속 야간노동을 규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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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이유경
'주 52시간 보장' 쿠팡‥"앱 조작해 노동시간 조작"?
'주 52시간 보장' 쿠팡‥"앱 조작해 노동시간 조작"?
입력
2021-10-1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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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0-1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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