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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히고 사건 축소"‥유서 남기고 경관 숨져

"괴롭히고 사건 축소"‥유서 남기고 경관 숨져
입력 2021-10-18 06:32 | 수정 2021-10-1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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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천경찰청에서 근무해 온 33살 경찰관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앵커 ▶

    이 경찰관이 남긴 유서에는 상관들의 괴롭힘은 물론 사건 축소 의혹까지 담겨있어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그제 이 아파트 화단에서 인천경찰청 외사과 소속 33살 김 모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자택에서 김 경사가 작성한 유서 4장이 나왔습니다.

    김 경사는 유서에서 부서 팀장과 상관 2명을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했습니다.

    "상관들이 커피만 마시면서 수사에는 신경도 안 썼다"며 "구속영장을 치는데 사우나를 가서 결재가 늦어진 적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금괴 밀수범 수사 책임을 맡았지만, 상관이 '개수를 줄여 대충 마무리하자'고 종용했다"며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고도 적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며 업무는 김 경사에 가중됐고, 결국 우울증 판정까지 받았다고 가족들은 주장했습니다.

    [박인수/유가족]
    "(피의자가) 멈추지 않고 계속 범행을 하니까 금괴 수가 늘어난 거죠. '이미 수사한 양만큼만 보고를 하고 수사를 종결하자, 너는 왜 그렇게까지 하냐‥'"

    증세가 나빠져 병가까지 쓰고 약도 복용한 뒤 업무에 복귀했지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조성현/유가족]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너 요즘 농땡이하고 일 안한다'며, 아픈 건 고사하고 '승진 시험 보려고 휴가를 냈다'는 둥 얘기하고‥"

    김 경사의 아내가 지난달 말 팀장과 직접 면담까지 했지만, 이런 사실이 상부에 보고되지도,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도 않았습니다.

    [김 경사 아내]
    "다 말했는데도, 그 뒤로 잘 부탁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시정이 되지도 않았고, 오빠도 내심 반응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아무 반응도 없고‥"

    이에 대해 외사과 고위 관계자는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병가를 썼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이런 고충을 겪은 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감찰에 착수한 경찰은 김 경사가 유서에서 지목한 상관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입장을 묻기 위해 유서에 등장한 팀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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