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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금지시켰더니‥"경비원 아니라 관리원"

'갑질' 금지시켰더니‥"경비원 아니라 관리원"
입력 2021-10-22 06:47 | 수정 2021-10-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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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 경비원 고 최희석 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과 폭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경비원에게 대리주차 등의 잡일을 시키지 못하도록 법이 바뀌었는데 시행 첫날부터 꼼수가 등장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아침 출근시간대 서울 강남의 한 대단지 아파트 주차장.

    이중 주차된 고급 SUV 차량을 경비원 복장을 한 직원이 운전해 옮깁니다.

    주민이 차를 빼려 하자, 초소에 있던 직원이 달려 나와, 역시 가로막고 있던 차를 옮겨줍니다.

    주민 차 열쇠를 모두 맡아 혼자 1백대 넘는 차를 챙기다보니, 식사하다 뛰쳐나가는 일도 예사입니다.

    [아파트 관리원 A]
    "밥 먹다가 하루 세번 네번씩 쫓아가서 차 빼 줘야 되는데… 자다가 차 빼달라 그러면 나와야지. 새벽 3시고 4시고‥"

    주차장이 부족해, 도로에 불법주차해 놓은 차들까지, 단속당하기 전에 옮겨주고 있습니다.

    경비원에게 개인 차량을 대신 주차하거나 택배를 배달시키는 것 같은 가욋일을 시키는 게 금지됐습니다.

    위반하면, 최고 1천만 원까지 과태료를 내야합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경비원"이 아닌 "관리원"이기 때문입니다.

    확인해보니 이 아파트의 경비인력 98명 중 90명은 2018년 '갑질 논란' 이후 '경비원'이 아닌 '관리원'으로 채용됐습니다.

    24시간 맞교대로 격일 근무하며 예전과 똑같이 경비업무도 하고 대리주차도 하면서, 명칭만 바뀐 겁니다.

    관리사무소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용역업체한테 얘기하셔야 돼요. 저희가 답변해 줄 수 있는 거 없어요."

    아파트측의 꼼수로 '경비원 갑질 금지' 법도 힘을 못 쓰고 있는 겁니다.

    [아파트 관리원 A]
    "오늘부터 '차 빼주지 마라'(하면) 또 이제 '주차요원'으로 바꾸겠지. 방법이 없잖아요. 이 아파트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안 된다고 봐야지‥"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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