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매년 6억 원 넘게 지원을 받는 한 복지시설에서 채용 비리와, 대리 시험, 회계 부정까지 벌어졌습니다.
시설장을 맡고 있는 천태종 복지재단 스님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류를 손에 쥔 사람이 사무실로 들어섰다가 잠시 뒤, 빈 파일만 든 채 돌아갑니다.
충북 단양의 한 복지시설에서 직원 채용 공고를 냈는데, 원서 접수 기한을 이틀이나 넘긴 뒤 찾아온 지원자였습니다.
그런데 시설의 총책임자인 천태종 소속 스님은 직원들에게 이 원서를 접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복지시설 관계자 A씨]
"채용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안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지인분이라고 하시면서 그냥 접수 좀 하라고‥"
또 면접 점수를 잘 주라고 압박도 했습니다.
[복지시설 관계자 A씨]
"면접 점수를 잘 주라고‥나머지 응시하신 분들은 다 떨어뜨려 버리라고, 이 사람이 돼야 하니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는 스님의 복지사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시험을 시설 직원들에게 나눠 치르게 했습니다.
[시설장 스님(지난 7월 19일)]
"아니야, 시험 얼른 하자. 바로 000(직원) 들어오라 그래. 준비해."
자신은 일찍 퇴근해놓고 직원들에게 출퇴근 장부 조작을 지시하는가 하면,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써서 직원들이 운행일지도 허위로 작성해야 했습니다.
절에 다는 등값을 강요하거나 사생활에 간섭하는 등 갑질도 이어졌습니다.
[복지시설 관계자 B씨]
"'천만 원짜리 등을 달면 죽은 사람도 되살아난다', '월급 받아서 어디에 쓰냐, 등 다는 데 쓰라'는 식으로 강요 아닌 강요를 많이 느꼈고요‥"
하지만 시설장 스님은 부정채용과 관련해 "서류 접수 기한을 어긴 건 맞지만 점수를 잘 주라고 종용한 적은 없고", 대리시험 역시 "자신이 옆에서 일부 같이 풀어준 사실은 있으나 직원들에게 강요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스님이 시설장으로 올해 부임한 이후 이 같은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데, 충북 단양군은 이 복지재단에 해마다 6억 5천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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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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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운영 스님이‥"직원 불법채용·대리시험"
복지시설 운영 스님이‥"직원 불법채용·대리시험"
입력
2021-11-0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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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1-0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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