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맨몸으로 최고 시속 7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는 경륜 경기는, 그 빠른 속도만큼 선수들의 사고와 부상 위험도 높습니다.
실제로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1건 이상 사고가 나고 있는데,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계약을 맺은 전문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 생계조차 보장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소리…
파란색 4번 선수가 3위로 달리던 2번 선수 안쪽을 파고들면서, 두 선수가 슬쩍 부딪히더니…
2번 선수가 트랙에 나뒹굽니다.
경기가 끝나고도 좀처럼 일어서지 못합니다.
지난 2017년, 두 번의 낙차 사고를 당한 경륜 선수 류재은씨.
5달 동안 자전거를 못 타며 수입이 끊겼고, 이후 자연스럽게 '투잡'을 뛰게 됐습니다.
[류재은/현역 경륜 선수]
"대리운전도 하고, 공기청정기 필터도 갈고, 지금은 조명 인테리어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인간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달린다는 경륜 경기, 큰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주3일, 매년 150일 가량 경기가 열렸는데 사고가 약 170건, 경기날마다 최소한 1명 이상 다친 겁니다.
국내 경륜선수들은 모두 557명.
모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과, 1년 간의 훈련과 검증을 거쳐 계약한 전문선수지만, 고정된 월급이 없습니다.
경기를 뛰면 출전수당과 상금수당을 받지만, 다쳐서 못 뛰면 수입은 0원입니다.
한국마사회 소속 경마선수들은 매달 훈련수당 330만원, 다칠 경우 생계비로 270만원을 받지만, 경륜 선수들은 사정이 딴판입니다.
[강기원/국민체육진흥공단 운영팀장]
"(선수들과는) 지휘 종속 관계가 아니에요. 선수분들한테, 훈련을 언제하고, 어떻게 하라..저희가 (지시) 할 수가 없습니다."
사행성 스포츠로 눈총받는 경륜.
하지만 정부가 직접 운영하면서 매년 수익 2백억원을 전부 다양한 종목의 선수 지원과 지도자 양성, 저소득층과 장애인 체육 지원 등 공익적 목적에 씁니다.
하지만 묵묵히 페달을 밟는 경륜선수들은, 정작 다치면 생계를 위협받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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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이문현
이문현
페달 밟다 다치면 끝‥'투잡' 내몰린 경륜선수들
페달 밟다 다치면 끝‥'투잡' 내몰린 경륜선수들
입력
2021-11-0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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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1-0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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