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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온 아이들인데‥"도둑과 같아" 신고

놀이터 온 아이들인데‥"도둑과 같아" 신고
입력 2021-11-10 06:48 | 수정 2021-11-10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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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천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생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다른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놀이터에 못 오게 하겠다는 건데, 어찌된 일인지,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달 중순, 이 놀이터에서 112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당시 이곳에는 아이들 5명이 놀고 있었는데요.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아이들이 물건을 부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길건너 다른 아파트에서 왔는데, 신고를 한 뒤에는 아이들을 관리실에 데려다 놓고, 경찰과 학부모들이 올 때까지 30분 정도 내보내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끌려갔던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은 "커서 아주 나쁜 도둑놈이 될 것이다"는 말을 들었다며, "너무 무섭고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주민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3주 뒤엔 입주자대표 회의를 소집해 '단지 내 놀이터를 외부 어린이가 사용할 시, 경찰서에 신고하기로 한다'는 규칙을 새로 만든 겁니다.

    주민들의 반발로 이 규칙은 삭제됐지만, 신고 당한 아이들의 부모는 "주민대표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해당 아파트를 찾아가 봤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주민대표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며 기물을 부쉈고, 다른 단지에서 온 아이들이기 때문에 주거침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00아파트 주민대표]
    "우리가 신규 아파트이기 때문에 (주민 아이들은) 연령층이 0세부터 대부분 유치원생 이하예요. (놀이터는) 우리 아파트 사람의 고유 공간이죠. 주거 침입죄에 해당해요."

    그러면서 놀이터에 놀러 온 아이들이 도둑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00아파트 주민대표]
    "'이렇게 하면 주거침입 대상자가 된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아니라고‥'그럼 경찰에다가 불러가지고 한 번 항의를 해볼테니까 따라와' (한 겁니다). 도둑놈이 아니고, 도둑과 같은 거야."

    하지만 해당 아이들의 부모들은 CCTV 확인 결과 기물을 부순 적이 없고, 오히려 주민대표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입장입니다.

    [00아파트 주민대표]
    "(아이들이나 부모에게 사과 할 생각 없으신지?) 없습니다. 뭐했다고 제가 사과를.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허위사실 인정하라는 건지‥"

    경찰은 해당 주민대표를 협박과 감금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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