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르몬 얻으려고‥'말 혈액 농장'의 학대

◀ 앵커 ▶

약물을 만들기 위해 임신한 말의 피를 뽑는 '말 혈액 농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에서 이걸 허가하고 있는데, 동물 학대 고발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박소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이슬란드의 한 농장.

빽빽이 서 있는 말들을 기다란 쇠 막대기로 연신 내리칩니다.

몸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우리에 말을 몰아넣으려 마구 찌릅니다.

말은 극도의 긴장감에 나무문을 물어뜯거나 경련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입니다.

하지만 매질은 계속되고, 말은 5리터짜리 통에 피를 채울 때까지 약 4분간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이 말들은 모두 임신한 상태입니다.

임신 초기 말의 혈청에서 생식샘을 자극하는 성호르몬을 추출해 돼지나 소, 양 등의 번식력을 높이는 약물을 만듭니다.

농장주들은 피를 제약회사에 팔아 말 한 마리당 58만 원 가량을 법니다.

[독일 동물보호협회 내레이션]
"일주일에 한 번 5리터씩, 10주가 될 때까지 한 마리당 약 40리터의 피를 뽑습니다. 수익성이 좋은 사업입니다."

농장주들은 자신들의 농장을 홍보하며 말을 정성스레 돌본다고 포장했지만, 독일의 한 동물보호단체가 폭로한 장면들은 끔찍하다는 말로는 모자랐습니다.

이들은 동물을 때리며 웃거나 피를 뽑아 지쳐 쓰러져있는 말의 얼굴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모두 동물복지법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과 동물 사육금지에 처해지는 행위들입니다.

아이슬란드에만 5천여 마리의 말이 잔인하게 학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물 학대 폭로 영상으로 파문이 커지자 아이슬란드 당국은 해당 사안을 엄중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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