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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성추행' 쉬쉬한 요양병원‥"사과할 일 아냐"

환자 '성추행' 쉬쉬한 요양병원‥"사과할 일 아냐"
입력 2021-12-08 06:45 | 수정 2021-12-0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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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 입원실에서, 60대 여성 환자가 70대 남성 환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병원에서 아무런 조치를 안 했고, 주변에 알리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김수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동두천의 한 요양병원.

    지난달 29일 밤 11시 반쯤, 한 60대 여성 환자가 잠결에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 병실에 들어와 몸을 만지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영감(가해자)이 딱 서 있는 거야. '아~악' 하고 고함 질렀다니까… 내 몸을 더듬고 하는데 무슨 말이 나오겠어요? 고함 소리 밖에 안 났어요."

    고함 소리에, 당직인 남성 간호사가 달려와 가해자를 데리고 나갔는데, 가해자는 맞은편 방 70대 남성환자였습니다.

    그런데 조치는 그게 전부였습니다.

    다음날 가해자인 남성 환자는, 버젓이 피해자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피해자]
    "이튿날 나한테 김을 가져온 거야, 먹으라고… 김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어요? '나가라, 빨리 나가라'… 지금도 소름 끼친다니까…"

    피해자는 결국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동료 환자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피해자 아들]
    "(병원 직원들이) '아무 것도 아닌데 왜 아들한테 연락하냐, 경찰에 왜 신고하냐' 그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자꾸 쉬쉬하고…"

    가해자가 그대로 입원 중이어서 오히려 피해자가 불안한 나머지 퇴원을 해야 했습니다.

    가족들은 퇴원날과 다음날 병원을 찾아갔지만, 책임자 누구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원무과장은 전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병원 원무과장(전화)]
    "섣불리 시위 또는 매스컴 같은 데로 저희 병원 이미지 훼손을 시키게 되면 로펌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에 상응하는 법적 대응을…"

    두 아들은 피켓을 걸고 병원 앞에 섰습니다.

    일흔이 다 된 피해자도 차가운 병원 계단에 앉았습니다.

    시위를 시작하자 그제야 병원 이사장이 나타났습니다.

    [병원 이사장]
    "병원 측에서 사과할 일은 아닙니다. 정신적인 보상을 얼마 해 주시오 한다든가. 이사장인 나한테 쿨하게 얘기를 해보시라 이거예요. 이 기회는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예요."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해자는 "치매 증상이 있다"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측은 "피해자의 경찰 신고를 막은 적은 없다"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니 경찰에 문의해라"고만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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