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병원에서 모발이식을 받은 탈모환자들의 모발이 자리잡지 못하고 실패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이런 피해자가 10명이 넘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0년 동안 탈모로 고통받던 40살 박모씨는, 작년 7월 서울 송파구의 한 모발이식 전문 병원을 찾았습니다.
450만원을 내고 6시간에 걸쳐 뒤쪽 머리카락 4천 2백모를 뽑아 앞이마로 옮겨 심었습니다.
하루하루 상태를 기록하며 석달을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머리카락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분은 정말 특이한 케이스다. 100명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케이스다.' 하루하루 고역이었죠."
9달이 되서야, 병원은 자신들이 쓴 소독약 때문인 것 같다며 재수술을 제안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지난 3월)]
"살균을 철저히 하려고 소독약을 잠깐 바꿨었어요. 근데 그 시기에 하신 분들의 (모발) 생존률이 대체로 떨어지시더라고요."
탈모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이 병원 피해자만 10명 넘게 있었습니다.
이 환자도 부분마취 주사를 160발 맞아가며, 3천가닥을 옮겨심고, 머리카락이 나도록 돕는다는 '혈액성분 주사'까지 맞았지만, 고작 30모, 1%만 머리카락이 올라왔습니다.
[방 모 씨]
"피를 계속 뽑으면서 주사를 맞아요. 다들 아프고 힘들어도 머리가 한 올이라도 잘 난다고 하면, 다들 참거든요."
병원측은 6개월 지나도록 환자가 특이한 경우라고 둘러댔다고 합니다.
환자들은 이미 머리카락 수천가닥을 날린데다, 재수술은 모발이 나는 비율이 더 낮아집니다.
병원측은 소독약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고, 피해자들의 수술비를 모두 환불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병원 관계자]
"보통 모발이식은 그걸(소독약) 잘 안 써요. 외국 같은데는 그걸 쓰거든요. 좋다해서 썼는데, 또 잘 나는 사람은 잘 나고…"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사라진 수천가닥 머리카락에 대해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병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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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지윤수
지윤수
옮겨 심었는데‥사라진 수천 가닥 머리카락
옮겨 심었는데‥사라진 수천 가닥 머리카락
입력
2021-12-2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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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2-2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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