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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피해자 8백여 명‥재심 청구 '명예 회복'

'긴급조치' 피해자 8백여 명‥재심 청구 '명예 회복'
입력 2021-12-29 06:22 | 수정 2021-12-2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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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과거 유신체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긴급조치를 명령해 국민의 입과 귀를 막았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천 명이 넘는 피해자 중 8백여명이 명예를 회복했지만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혜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70년대 후반 고 고영근 목사는 설교시간에 "30억원어치 양주를 수입했는데, 유신 주역들이나 먹지 누가 먹냐"며 유신정권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유언비어 유포를 막겠다고 선포된 긴급조치 위반으로 두 번이나 옥고를 치렀습니다.

    [故 고영근 목사 (1978년 7월)]
    "너무 가혹하게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조치법 9호인 것입니다. 조치법 9호야 말로 국민의 혓바닥을 싹둑싹둑 잘라버린 것입니다."

    30년이 지나 세상을 떠난 뒤에야, 고 목사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국회 동의도 없이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던 긴급조치는, 유신헌법으로 도입돼 9차례 내려졌습니다.

    평범한 시민이 술김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것 같은 사소한 이유들로 징역형까지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에서야 긴급조치가 무효라고 판결했고, 헌법재판소도 2013년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1970년대 긴급조치 위반 사범은 1204명.

    당시 유죄판결이 확정됐던 1050명 중 8백여명이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검찰이 먼저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자 대신 재심을 청구한 경우는 218명인데, 이 중 절반도 안 되는 91명만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형사보상금을 청구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피해자들이 숨지거나 재심 사실 자체가 전달되지 못한 겁니다.

    [김하범/민주·인권·평화를 실천하는 긴급조치 사람들]
    "그 불이익은 2세까지 전달됐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저희가 열심히 찾아서 국가가 '그건 당신 잘못 아니오'라는 얘기를 진정성 있게 해 줘야…"

    진실화해위원회는 피해자 전원이 명예회복과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사와 지원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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