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경북 울진에서 산불이 발생한지 꼬박 24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날이 밝자마자 헬기 50여 대를 띄워 진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 연결합니다.
배현정 기자, 지금 상황 전해주시죠.
◀ 기자 ▶
저는 울진군 죽변면 화성리에 나와 있습니다.
이 마을은 밤새 불길이 내려와 덮쳤는데요.
지금도 마을 곳곳이 불 타고 있습니다.
뒤로 보이는 창고 건물와 비닐하우스 등 각종 시설물들은 불에 타고 무너져 완전히 잿더미가 됐습니다.
인근 북면 사계리 마을도 불길에 휩싸이는 등 날이 밝으면서 민가 쪽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불 진화에 나선 헬기 관계자들은 어제 해가 질 때보다 피해 면적이 두세배 가량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오늘 오전 6시 50분 일출과 동시에 헬기 57대를 다시 띄우고, 진화인력 3천 85명을 투입해 본격적인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오늘 새벽 5시 30분, 전국 소방력 10%를 현장에 투입하는 전국동원령 2호로 격상했습니다.
현재 불길은 울진을 거쳐 강원도 삼척까지 확산했는데, 울진 소광리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로 불길이 번질 조짐이 있어, 산림당국이 저지선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또 불길이 민가쪽으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917번 지방도와 소광리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 주변 저지선을 확보하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불 현장에는 순간 최대 초속 25미터 이상의 태풍급 강풍이 불고 있어, 불길이 번지는 것은 물론 발화지점에서 잔불이 되살아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만만치 않다보니, 산림 당국은 오늘 안에 진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울진군 35개 마을 주민 4천 6백여 명은 긴급 대피했고, 임시 대피소에서는 현재 주민 6백 73명이 마음을 졸이며 진화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 주택 116채와 창고 28채, 비닐하우스 7동, 교회와 마을회관 각각 한 곳 등이 불에 탔습니다.
산불 영향권에 있는 산림 면적도 지금은 6천 66헥타르로, 밤새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 앵커 ▶
지금 또 우려가 되는 것이 바로 근처에 있는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인데요.
배현정 기자, 원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불이 시작된 곳에서 한울원전까지 거리는 10km에 불과한데요.
어제 한 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원전 외부 변전소까지 불길이 번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소방대원과 자체 진화대가 곧바로 대응에 나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습니다.
한울원전 측은 "원전 1~5호기는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로 출력을 낮춰 운영 중이며, 인명 피해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원전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자체 소방장비 5대를 배치하는 등 재발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 곳곳에 있는 원전의 송배전 시설은 산불의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울진 산불 현장에서 MBC뉴스 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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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
'이 시각 울진' 주민 4천 6백여 명 대피‥피해 속출
'이 시각 울진' 주민 4천 6백여 명 대피‥피해 속출
입력
2022-03-05 12:23
|
수정 2022-03-0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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