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스쳐지나간 제주에서는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박주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캄캄한 밤, 마치 조명탄이 터지듯 불빛이 번쩍입니다.
꺼지는 듯하더니 또다시 눈부신 섬광이 이어집니다.
어젯밤 8시 5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전봇대에서 강한 바람에 고압 전선이 끊어지면서 불꽃이 일어난 겁니다.
일대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밤사이 제주지역 정전 가구는 만여 가구.
긴 시간 정전이 이어진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암흑 속에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김지영/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순간 저는 번개같은 건 줄 알았거든요. 반짝반짝 거리면서 꺼지더라고요. 전기가 전체적으로… 냉동실에 있는 음식들이 상하거나 이럴까 봐 (걱정이에요.)"
태풍이 지나간 제주 동쪽 해안 마을은 말 그대로 초토화됐습니다.
안내판이 쓰러지고 해녀 어구와 상자들은 어지럽게 나뒹굽니다.
강한 바람에 목재와 돌들까지 날려오면서 이처럼 포구를 가득 채웠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가로수가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넘어져 소방대원들이 전기톱으로 잘라 옮겼습니다.
제주시 번영로에서는 대형 입간판이 쓰러져 중장비가 투입됐고, 서귀포시 동홍동에서는 아파트 건물 외벽이 떨어져 아래층 발코니를 덮치는가 하면, 서귀포시 대정읍에서는 해안에 있던 보트가 도로까지 밀려왔습니다.
제주시 아라동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긴 도로에 고립된 차량이 119에 구조됐습니다.
제주시 월대천 인근 도로는 만조시간 차량 운행과 출입이 통제되는 등 범람 우려가 있는 도로와 교량 140여 곳이 통제됐습니다.
강풍과 함께 사흘 동안 한라산에 900밀리미터에 가까운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은 태풍 '힌남노'.
제주 섬 곳곳에 지금까지 집계된 것만 200건의 피해를 입히며 깊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MBC뉴스 박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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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제주 1만여 가구 정전‥한라산 기록적 폭우
제주 1만여 가구 정전‥한라산 기록적 폭우
입력
2022-09-06 13:59
|
수정 2022-09-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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