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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 덕 본 것 없지만, 돈 줄 조이면?

돈 풀어 덕 본 것 없지만, 돈 줄 조이면?
입력 2022-01-01 20:23 | 수정 2022-01-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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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일상은 아직 팬데믹의 터널을 나오기 전이지만, 금융정책은, 벌써 방향을 바꿨습니다.

    위기를 막기 위해 풀었던 돈을 거둬 들이고 있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팬데믹으로 어려웠던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지, 올 한해 우리 경제가 해결할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남편 퇴직금과 빚을 얻어 헌 집을 고치는 공사를 마친 건 지난 2019년 초.

    1년 여간 외국 여행객들과 즐거운 기억을 만들었습니다.

    "숙소가 좋았다"는 평을 남기고, 다시 찾아 오던 여행객들의 발길은 코로나와 함께 딱 끊겼습니다.

    집주인이 임차료를 낮춰준 덕에 지금까지 버텼지만, 정부 지원 없이 수입 없는 사업을 얼마나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향숙/외국인 게스트 하우스 사장]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요. 정말 힘들어요. (그만 접을까 하는 생각은…) 엄청 많이 하죠. 잠도 못자고…"

    이자만 내고 있으면서 문을 닫지 못하는 건 개업할 때 얻은 빚 때문입니다.

    [이향숙/외국인 게스트 하우스 사장]
    "폐업하면 빚을 갚아야 되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올 1년을 또…"

    서울 도심의 이 호텔은 손님이 없어 지난 2년 간 수십억 적자를 보다 결국 매각됐습니다.

    하지만, 땅값이 오른 덕에 지난 7년 사이 차익은 200억 원에 가깝습니다.

    저금리로 자산가격이 급등해 가능했습니다.

    팬데믹 덕에 배달일은 늘었지만, 라이더들의 위험은 그대로입니다.

    8년째 3천원에 묶인 기본 배달료 탓에 원치 않는 난폭 운전에 내몰리는 기분입니다.

    [이병환/배달의 민족 라이더 유니온]
    "3천원 밖에 못 가는 상황이에요. 그러면 2배를 움직여야 되는 거에요. 당연히 더 빨리 가야 할 것 아니에요"

    플랫폼의 기업 가치가 한 해 몇 조원씩 불어나지만, 과실을 나눌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자산 가격만 오르는 건, 근본적으로 돈이 흔해졌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이후 2년 사이 미국이 찍어낸 달러만 우리 돈으로 7천조 원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통화량의 2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죠.

    그런데 지금처럼 달러를 거둬들이면, 그동안 자산이 올라 돈을 벌었던 사람들만 손해를 볼까요?

    지난 2008년 미국 월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뿌린 달러가 회수됐을 때, 가장 위기에 몰렸던 건 유럽의 작은 나라 국민들이었습니다.

    별 관련이 없던 우리나라에서도 금리가 올랐고, 경기가 나빠졌습니다.

    위기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오건영/신한은행 WM 부부장]
    "재정적자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갑니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신흥국들에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도 기업의 과잉투자, 부실 대출 문제에서 파생된 위기가, 수많은 실업자를 낳고, 일상을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부른 책임과 고통의 크기는 비례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성일입니다.

    영상취재: 이세훈, 김우람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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