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제 채소도 공장에서 만듭니다.
요즘 마트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살 수 있는 채소 중에는 이렇게 공장에서 키운 게 꽤 있습니다.
채소 공장뿐 아니라 대체 육이나 대체 계란도 '푸드테크'라는 첨단 기술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푸드테크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연속 보도, 임경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공장.
겉보기에는 평범한 공장 같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못 보던 풍경이 펼쳐집니다.
거대한 식물 공장입니다.
6층으로 빼곡하게 들어선 선반마다, 로메인과 버터헤드 같은 싱싱한 잎채소가 자랍니다.
흙도 없고, 햇빛도 없습니다. 농약도 없습니다.
영양분을 공급하는 배양액, LED 조명, 온도·습도 조절 시스템이 채소를 키웁니다.
이 모든 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중앙 통제실에서 제어합니다.
[홍경진/팜에이트 디지털혁신본부장]
"광, 그다음에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그리고 영양 성분인 양액의 농도 하고 pH 농도들을 보고 있고요. 대류 환경을 만드는 기류를 중점적으로 지금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공장 4곳에서 하루 2톤의 채소를 생산합니다.
같은 면적의 밭보다 생산량이 60배 많습니다.
생산된 채소는 마트에서 친환경으로 팔려,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새싹채소와 파프리카도 있습니다.
아직은 밭에서 키운 채소보다 조금 비싼 편이지만, 유기농보다는 쌉니다.
식물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날씨와 상관없이 1년 내내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철저하게 통제된 환경이라, 병해충 피해도 없습니다.
마치 공산품 같습니다.
그래서 한계가 사라졌습니다.
영상 50도까지 치솟는 중동에도 식물공장을 수출합니다.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남극 세종기지에서도 대원들이 수박과 오이를 직접 키워 먹습니다.
[이준혁/남극 세종과학기지 시설유지반장]
"플랜트(식물공장)가 있어서 푸른 채소를 본다는 게 하나의 낙이 되더라고요."
식물공장은 우리가 사는 곳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지하철역 안에 있는 이 공장은 매일 잎채소 5백포기를 생산합니다.
판매는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합니다.
[이지현]
"겨울에도 채소를 계속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은 거 같고요, 세척을 따로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식품이 소비자 식탁까지 이동하는 거리, 푸드 마일리지가 불과 열 걸음입니다.
바다 건너 멀리서 오는 식품에 비해, 훨씬 환경에도 좋다는 뜻입니다.
[여찬동/메트로팜]
"물류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탄소절감 이런 친환경 측면에서도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심지어 집 안으로도 들어왔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내놓은 가정용 식물재배기.
물과 영양제를 채우면 알아서 자라고, 수확할 때를 알려줍니다.
[신상윤/LG전자 사내벤처 스프라우트컴퍼니 대표]
"복잡한 식물 키우기 과정을 대부분 자동화하여 초보자들도 손쉽게 채소부터 꽃까지 키울 수 있는 신개념 식물생활가전입니다."
식물공장은 세계적으로 뜨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식물공장 스타트업 회사인 '인팜'이 1조 원 가치를 인정받아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이 됐습니다.
식물공장에서 쓰는 전기가 아직 100%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라는 점은 한계입니다.
하지만 경작지를 늘리려고 벌목을 하지 않아도 되고, 물도 아끼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습니다.
[손정익/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
"우리가 미래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주변의 어려운 환경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미래가 아니고 바로 현재의 농업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인류는 농업을 시작한 이후,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환경 변수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식물공장은 역사상 처음으로, 이 한계를 넘으려는 도전입니다.
MBC 뉴스 임경아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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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경아
식탁 바꾸는 푸드테크‥이제 채소도 공산품처럼 식물공장에서
식탁 바꾸는 푸드테크‥이제 채소도 공산품처럼 식물공장에서
입력
2022-01-03 20:21
|
수정 2022-01-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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