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식당과 카페, 그리고 앞으로는 마트에 갈 때도 방역 패스 인증을 해야 하죠.
그런데 이런 상황이 버거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인데요.
QR코드를 찍는 기계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방역패스 인증이 생활화가 된 상황인 만큼 장애인들을 고려한 대책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1급 시각장애인인 조현영 씨는 요즘 식당에 들어설 때마다 난감합니다.
방역패스 인증을 해야 하는데, QR코드를 찍는 기계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직원이 도와줘야 겨우 인증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음식점 직원]
"왼쪽입니다. 아니, 오른쪽입니다. 네, 인증되셨습니다."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시각장애인용 안내음성에 따라 QR코드를 찍을 수 있지만 속도도 느리고 주위가 시끄러우면 잘 들리지 않습니다.
[조현영/1급 시각장애인]
"소리 들리시죠? <네.> 이걸 들어야 해서… 그런데 여기가 약간 소란스러워서 소리 들으려고 가까이 한 거예요."
종이로 된 접종 증명서도 들고 다녀봤지만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때마다 종이를 꺼내다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조현영/1급 시각장애인]
"(종이 증명서는) 가방에 넣고 항상 보여주는 게 아니니까 관리가 잘 안 되고 다른 종이와 섞이면 찾을 수가 없으니까…"
도움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 보니 주위에 피해를 주기 싫다는 생각이 앞서 식당에서 밥 먹는 걸 포기하게 됐습니다.
[조현영/1급 시각장애인]
"시각장애인들 진짜 이제 혼자서는 뭐 못 먹겠구나 싶더라고요. 아 진짜 심각하다 이런 게."
국내 시각장애인들은 25만 1천695명.
이 중 조 씨처럼 중증 시각장애를 가진 경우는 4만 7천여 명에 달합니다.
조 씨는 방역패스 인증 방법을 개발할 때 장애인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조현영/1급 시각장애인]
"예전에는 다행히 제가 가는 곳에 안심콜 번호가 있어가지고 전화번호부에다가 즐겨찾기를 해놨었거든요. 방역 패스는 이제 그것도 안 되고 하니까…"
전문가들은 또 스마트폰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도 방역패스 인증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인증 스티커 발급처를 확대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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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아영
식당 '혼밥'은 포기·카페는 사치‥시각장애인 "방역패스 힘들어요"
식당 '혼밥'은 포기·카페는 사치‥시각장애인 "방역패스 힘들어요"
입력
2022-01-04 20:27
|
수정 2022-01-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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