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위안부 강제 동원에 사과를 요구하며 시작한 수요 집회가 꼭 30년 됐습니다.
오늘도 천 5백 25번째 집회가 열렸지만 일본 정부 한테서 들어야 할 답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또, 극우 단체가 소녀상 앞을 선점 하면서 30년을 맞는 집회는 소녀상과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92년 1월 8일, 우리 경찰이 지키고 선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로서 강제 연행한 사실을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첫 외침이 울려퍼졌습니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첫 증언이 나온 이듬해,
[故 김학순 증언 (1991년)]
"그 어마어마한 군인들이 강제로 달려들 때에는 하도 기가 막혀서 입술을 깨물고 도망갈라고‥"
일본 총리의 방한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길고 긴 외침이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오래 갈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故 황금주 할머니]
"내 청춘 돌려줘야지, 나도 시집도 가보고 자식도 낳아봐야 할 것 아니야."
사람이라면 사과할 줄 알았는데, 모두 죽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고 김복동 할머니 (당시 86살)]
"일본정부에 고하라. '이 늙은이들이 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사죄하라'고. 알겠는가."
한 가지 주제로 진행된 가장 오래된 시위, 명예인지 불명예인지 모를 기록을 세웠고 2011년, 1000번째 수요집회를 맞아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10년 새 국내외 170개 넘게 늘어났습니다.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피해를 증언한 날은, 2018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습니다.
그렇게 30년이 지났습니다.
다시 수요일, 노란색 나비가 거리를 수놓았습니다.
[서새봄/수요시위 참가자]
"사죄와 배상 위해 싸웠다고 말씀 들었는데, 저희같이 젊은 사람들이 새롭게 이어가야 된다고 생각해서‥"
운동 방향을 두고 위안부 지원단체들과 큰 갈등을 빚었던 이용수 할머니도, 여전히 함께 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이렇게 아랑곳없이 여러분들이 나와서 그 단상 위에 올라가서 얘기하는 거 고맙습니다."
오늘 30주년을 맞아 열린 1,525번째 수요시위는 평화의 소녀상에서 30m 떨어진 곳에서 열렸습니다.
원래 집회장소였던 소녀상 앞에선 "위안부 동원은 거짓말"이라며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극우단체와, 이들을 비판하는 청년단체가 대치했습니다.
30년 전 240명이었던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13명 남았습니다.
1992년 1월 8일에서 2021년 1월 5일까지 인정하고, 사죄하고, 배상하고, 가르쳐라 외침은 여전히 울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혁/영상편집 : 고무근/영상제공 : 우파사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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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상빈
"인정하고 사죄하라"‥수요일의 외침, 그 30년의 기록
"인정하고 사죄하라"‥수요일의 외침, 그 30년의 기록
입력
2022-01-05 20:22
|
수정 2022-01-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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