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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코로나에 어깨 무거워진 지역아동센터‥프로그램 줄고 '셀프 후원'

[바로간다] 코로나에 어깨 무거워진 지역아동센터‥프로그램 줄고 '셀프 후원'
입력 2022-01-05 20:27 | 수정 2022-01-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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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정혜인 기자입니다.

    집에서 돌봄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아이들을 방과 후에 공부도 봐주고 밥도 챙겨주는 곳이 지역아동센터입니다.

    특히 코로나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더 소중한 공간이 됐는데요, 센터 종사자들의 피로는 갈수록 누적되고 있지만 새해 들어 오히려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무슨 사정인지, 바로 찾아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오전 10시, 선생님들이 분무기로 소독약을 뿌리고 구석구석을 청소합니다.

    "춥지? 잘했어. 34.5도. 이것 봐 손 차갑잖아."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안 가는 학생들의 학과 공부는 물론 다양한 취미활동도 도와주는 지역아동센터입니다.

    "자연스럽게 경계선이 없이 번져나가거든요."

    대상은 초등 1학년부터 고3까지 오늘은 14명이 이곳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센터 아동]
    (어떻게 오게 됐어?)
    "집에 부모님이 없어서, 다 회사나가서. 집에 가도 할 게 없어요."

    대부분 부모가 집을 비운 취약계층 아이들.

    연말을 맞아 고기와 스파게티 저녁 특식까지 준비했습니다.

    [한영/지역아동센터장]
    "14명 왔네요? 혹시 가정에서 밥 해결 안 되는 애들 연락해서 밥 때 밥 먹으라고 이야기를 해야 돼서‥"

    저녁식사까지 차려주고도 끝이 아닙니다.

    "반가워~ 메리 크리스마스~"

    [센터 아동]
    "원래 산타를 많이 보진 않았는데, 진짜 보니까 되게 기분 좋았어요."

    이날은 선물을 들고 찾아가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평소에도 야근하는 날이 적지 않습니다.

    [한영/지역아동센터장]
    "(퇴근이) 평소에 (밤) 9시, 10시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이제 분기 정산 있거나 이럴 때는 자정을 넘기기도 하죠."

    이 센터는 선생님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문을 닫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쉬지 못합니다.

    일일이 포장한 도시락 15인분을 어깨에 메고 배달에 나섭니다.

    "나야 센터장님. 도시락 가져왔어~"

    [센터 아동 보호자]
    "제가 혼자 키우다 보니까 뭘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도시락을) 잘 먹는 편이에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아동센터 어깨가 오히려 더 무거워진 겁니다.

    [조여원/지역아동센터장]
    "한 번도 쉼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방학 때도 오고 있고 학교 등원하지 않았을 때도 저희 센터 이용은 현재 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의 지역 아동센터는 4천2백여 개, 이 중 60% 이상을 민간이 맡아 운영하는데, 학생들에게 이용료를 받지 않고 오직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의존합니다.

    대부분 시설은 29명 이하 아이를 돌보며 월 570만 원을 받습니다.

    새해 보조금이 올랐는데 인상률은 4%, 약 20만 원 늘었습니다.

    선생님 2명의 임금과 교육프로그램 비용, 공과금까지 내면 빠듯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영화보기, 역사탐방 같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부터 비용을 줄여야 하는 형편입니다.

    종일 돌봄노동에 시달리는 선생님들 처우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

    2019년 기준, 5년 경력의 센터 선생님들의 평균 임금은 최저 임금을 조금 넘는 190만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10년 정도 근무한 시설장도 한달 월급이 평균 213만 원에 그쳤습니다.

    [차영미/2년 차 센터 선생님]
    "처음 돌봄을 하면서 너무 놀랬죠. (환경이) 진짜 너무 열악했어요. 인터넷에 뜨는 (최저임금) 그대로 아닐까요 182, 185 (만 원)."

    추가 운영비를 주는 지자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운영비가 부족해 후원자 모집에 애를 써야 하고, 심지어 선생님 가족들이 '셀프 후원'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한영/지역아동센터장]
    "(임대료로) 132만 원이 나가거든요. 학교 선후배부터 해서 지역 문 두드리고 뭐‥"

    [이수경/지역아동센터장]
    "(후원 목록에) 제 남편이고. 동생들이 (사정을) 아니까 '누나 내가 후원금 좀 해줄게'‥"

    그런데도, 선생님들은 차마 아이들을 떠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조여원/지역아동센터장]
    "다른 돌봄 기관들이 다 멈춰있었을 때 저희는 계속해서 움직였어요. 왜 안 떠나고 여기를 이렇게 힘든데 계속해서 지키고 있을까는 제 스스로한테도 요즘에도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바로간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영상편집: 유다혜,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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