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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상한 60억 원 연구용역, '민영화' 주장하던 올드보이들 선물 잔치?

[단독] 수상한 60억 원 연구용역, '민영화' 주장하던 올드보이들 선물 잔치?
입력 2022-01-10 20:15 | 수정 2022-01-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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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철도공단이 철도를 뛰어넘어 국가의 교통 체계를 다시 정립하겠다면서 무려 60억 원짜리 연구용역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용역을 맡긴 철도공단의 이사장도, 용역을 따낸 핵심 연구자도 모두 대표적인 철도 민영화론자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던 이들이 업무 범위를 벗어난 선심성 예산 낭비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은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9월 철도공단이 연구용역을 하나 발주했습니다.

    60억 원짜리 대규모 용역의 주제는 <전환기 국가교통체계 재정립 방안>.

    국토부는 1년 전 이미 향후 10년 철도정책 연구용역을 맡겼습니다.

    그때 용역대금은 2억 3천만 원입니다.

    철도공단의 업무 범위도 아닌데, 상급부처인 국토부의 20배가 넘는 대규모 용역을 발주한 겁니다.

    [박상혁/국회 국토교통위원]
    "국가철도공단이 국토교통부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것은 저는 명백히 월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심성이 아니냐라고 하는 강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철도공단 이사장은 김한영 씨.

    국토부 고위관료 출신으로, 현 국토부 장관과 행정고시 동기입니다.

    뒤늦게 국토부가 공문까지 보내 제동을 걸었지만, 제목에 철도중심이라는 말을 슬쩍 끼워넣은 채 용역을 강행했습니다.

    누가 이 용역을 따냈을까?

    대한교통학회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해 따냈습니다.

    책임 연구자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재훈 전 교통연구원 박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철도 민영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대표적인 민영화론자입니다.

    [이재훈/한국교통연구원 박사(2011년 12월)]
    "인건비 같은 경우에 코레일 대비 한 25% 정도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고요."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 역시 민영화론자.

    이명박 정부 때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을 맡아,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의 민간 위탁을 추진하던 인물입니다.

    [김한영/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2012년 1월)]
    "독점 운영이 되면 무엇이든 간에 비용은 비싸지고, 요금, 그리고 서비스가 나빠지는 것이…"

    민영화론자가 민영화론자에게 발주한 대규모 용역.

    [박흥수/공공사회연구원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철도 민영화를 중심축으로 놓고 철도를 구상하고 설계했던 분들인데 이들이 (다시) 팀을 이룬 거죠. 그래서 저는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라고 생각하는데."

    철도공단은 "탄소중립과 미래 교통수단에 맞춘 철도망 계획이라 연구 범위가 넓어서 돈이 많이 든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연구진은 대한교통학회에서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영상취재: 나준영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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