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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약해서" 쉬쉬하며 개인 탓 돌리는 회사들‥슬퍼할 틈도 없다

"멘탈이 약해서" 쉬쉬하며 개인 탓 돌리는 회사들‥슬퍼할 틈도 없다
입력 2022-01-12 20:14 | 수정 2022-01-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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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신 것처럼 유족은 슬퍼할 겨를도 없습니다.

    내 가족의 죽음이 '과로 자살'임을 증명할 책임이 오롯이 유족한테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회사는 감추는 걸 넘어서 죽은 이의 예민한 성격 탓으로 돌리는 물타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어서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들의 장례식장.

    아버지는 회사가 고마웠습니다.

    [서호석/故 서승우 씨 아버지]
    "관리부 이사가 내려와서 나를 24시간 전담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를 생각해서 그래주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했습니다.

    [서호석/故 서승우 씨 아버지]
    "화장을 해야 되는데, 두 친구가 왔어요. 아침 새벽에. '왜 그렇게 일찍 왔느냐', '사람 눈에 안 띄게 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이렇게 일찍 왔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관리부 직원이 탁 들어오더라고요. 논점이 말이 흐려지더라고요."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건, 회사 몰래 도움을 준 아들의 동료들, 그리고 아들의 스마트폰에 남은 흔적 덕분이었습니다.

    "과로 자살"

    유족들은 슬퍼할 시간도 없습니다.

    왜 죽었는지 입증할 책임은 남은 가족들에게 있지만, 필요한 모든 자료는 회사가 쥐고 감춥니다.

    2014년 신차개발에 투입됐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대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그는 마지막 출근하던 날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죽어버릴 것 같다. 우리 센터장은 누구 하나 잘못되어야 상황이 심각한 것을 느낄 사람이다."

    하지만 당시 회사는 입막음에 급급했다고 합니다.

    그의 동료는 MBC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회사는 계속 개인의 문제로 돌리려고 했다. '멘탈이 약하다'는 말도 흘렸다"고 전했습니다.

    또 "장례식장에서 보직자들이 팀원들에게 '입조심'을 수차례 시켰다." "노동조합원들을 1대1로 만나서 '제보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빌었다"고 전했습니다.

    디자인센터 고 이찬희 씨의 죽음도, 현대차는 쉬쉬하며 개인 문제로 돌렸습니다.

    현대차는 근로복지공단에 보낸 답변서에서 "이찬희 씨가 열정 있고 자존심 강한 스타일이었으나, 주변 동료들에 비해 '예민한 성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족들은 이런 회사와 싸워야 합니다.

    [최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직업환경의학전문의)]
    "상사로부터 정말 모멸감을 느꼈던 내용을 다시 다 정리하고, 찾아가서 동료 직원들한테 그 얘기를 듣고 그 과정 자체가 엄청난 또 트라우마를 남기더라고요. 정보가 회사에 다 있는데 안 주면 그만이거든요. 법적으로 그런 걸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어제 MBC 보도 이후 현대차 남양연구소 직원들을 포함한 많은 직장인들이, 추모의 글과 제보들을 보내왔습니다.

    현대차 노동조합 남양연구소 대의원들은 사측을 규탄하고, 고인에 대한 회사 차원의 예우를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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