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금부터 보실 영상은 붕괴가 막 시작될 당시, 39층 옥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 지고 있었는지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작업자들 입에서 "무너졌네, 무너졌어"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 당시 상황을 우종훈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 리포트 ▶
아파트가 붕괴되기 10분 전 쯤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39층 공사현장입니다.
눈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씨에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콘크리트가 아래로 흘러내리며 음푹 패이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거푸집이 '쿵' 소리를 내며 위로 튑니다.
중국인 노동자들은 짜증 섞인 한탄을 내뱉습니다.
[현장 노동자]
"아‥ 무너졌다, 무너져."
39층 바닥이 서서히 내려앉자 노동자들은 서둘러 대피했고, 그 직후 아파트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업체 관계자]
"그냥 '쿵' 소리 나고 해서 자기(노동자)는 피한 것 밖에 없다고‥"
아파트 최상층인 39층에서 작업하던 콘크리트 타설 업체 관계자가 촬영한 이 영상에는 천장 상판인 슬래브와 거푸집을 이루는 구조물이 콘크리트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가 시작된 정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하지만 감리와 안전점검 전문가는 문제조차 인식하지 못 했습니다.
사고 한달 전 광주 서구에 제출된 4분기 감리 보고서엔, 사고가 난 옥상 골조 공사의 품질이 확인됐고, 시공의 정밀성도 확보됐다고 돼 있습니다.
안전점검 업체는 착공 초기와 건물이 15층까지 올라갔을 때 각 한 번씩만 콘크리트 타설과 거푸집 설치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했습니다.
정작 사고가 난 23층부터 38층에 대한 안전 점검은 골조공사가 다 끝나는 이달 말 쯤 예정돼 있었습니다.
[송창영/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런 안전 점검과 구조 감리 제도가 있는데 이거를 소위 좋게 얘기하면 현대산업개발의 협력업체고 나쁘게 얘기하면 소위 기생하고 있는 용역회사들이 과연 (제 역할을 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다만, 이 영상만으로 붕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번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형사입건하고, 감리업체 책임자에 대해서도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또 골조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3곳에 대해서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영상 취재: 이정현(광주) / 그래픽: 정원주 (광주)·이승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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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우종훈
급박했던 붕괴 직전 영상‥점검은 모든 게 "양호"
급박했던 붕괴 직전 영상‥점검은 모든 게 "양호"
입력
2022-01-13 19:53
|
수정 2022-01-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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