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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가속에 일가족 참사‥"차량 결함" 6년 만에 '기각'

급가속에 일가족 참사‥"차량 결함" 6년 만에 '기각'
입력 2022-01-13 20:30 | 수정 2022-01-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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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6년 전 부산에서 일가족 다섯 명이 타고 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급가속이 되면서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고, 네 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오늘 6년 만에 관련해서 첫 선고가 있었는데요.

    재판부는 엔진 결함으로 인한 급가속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조민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승용차가 내리막길에 접어들자, 갑자기 속도가 붙습니다.

    좌회전 직후부터 걷잡을 수 없이 내달립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
    "차가 왜 이래. 아이고 아이고."

    가속이 붙은 차량은 주차된 트레일러를 정면으로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췄습니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은 할아버지 한 씨를 제외한 할머니와 딸, 손주 등 4명은 결국 숨졌습니다.

    한씨는 사고 당시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검찰도 운전자의 과실은 없다고 봤습니다.

    [당시 경찰관계자]
    "브레이크(제동장치)가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충격해서…"

    가족들은 엔진 결함으로 인한 급가속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보고, 차량 제조사인 현대기아차와 부품제조사인 보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대차가 고압펌프의 플랜지 볼트 풀림과 기름 유출 현상을 미리 알고도 차량을 강제리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원고 측이 확보한 현대차 내부문건에 의하면, 현대차는 사고 2년 전인 2014년부터 이 문제를 인지했고, 2015년 회의록엔 '플랜지 볼트 풀림'을 '안전상 심각한 품질문제'로 경고했습니다.

    [류도정/한국 폴리텍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이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가 고압 펌프에서 경유가 새나와서 엔진오일과 섞였다는 겁니다. 그게 흡입공기와 같이 연소실로 들어가서 급가속이 (발생한 거죠.)"

    하지만 6년 만에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가족들이 제기한 손배소를 기각했습니다.

    문제가 된 부품이 노후돼 감식이 어려워 '증거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지난 6년간 직접 사고 원인을 입증해야 했던 가족들은 항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성민/유가족]
    "피해자한테 하나, 하나 '야, 너도 피해 입었으니까 너가 밝혀' 이러기엔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도) 기각이라는 결과를 두고 어떤 식으로 또 이제 항고를 할지 (생각해봐야죠)."

    MBC 뉴스 조민희입니다.

    영상취재: 최병한(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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