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기도 하남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네 살짜리 여자 아이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부모가 CCTV를 확인해 봤더니, 아이를 혼자 방치하거나 벌을 주는 등 각종 학대 행위가 서른 건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부모가 항의를 하자 오히려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제보는 MBC,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CCTV 1]
지난해 11월, 경기도 하남의 한 어린이집.
다른 아이들은 탁자에 둘러앉아 수업을 듣고 있는데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만 혼자 떨어져 유아용 매트 위에 누워 있습니다.
그런데 엎드려 있는 아이에게 교사가 다가와 이마를 툭툭 치고, 거칠게 일으킨 다음 번쩍 들고 화면 밖으로 나갑니다.
[CCTV 2]
앉아있던 아이가 저린 듯 다리를 펴자, 교사가 다시 양반다리를 시킵니다.
이 자세는 20분 가까이 계속됐습니다.
[CCTV 3]
이번엔 빗자루질을 하던 교사가 갑자기 아이를 끌어당겨 벽에 세웁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
"너무 손이 떨려서 보자마자 그냥 아찔하더라고요. TV에서만 보던 일들이 그냥 내 아이한테도 일어났다는 게…"
부모는 교사가 아이를 수시로 정해진 공간에만 혼자 있게 벌을 줬고, 이는 '정서적 학대'였다는 입장입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
"'난 매번 선생님한테 예쁨 받지 못하고 혼나는 아이'(라고 느끼면) 정서적으로 이 아이가 온전하게 갈 수 있을까요."
점심 시간에도 급식을 가장 늦게 받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피해 아동(지난해 11월 녹취)]
"선생님이 밖에서 먹으라고 그랬어. 밥을. 그래서 서서 먹었어. <선생님이 OO한테 화내?> 응. <어떻게 화내?> 밥 안 먹으면, 늦게 먹으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 초까지 CCTV에서 부모가 확인한 이런 식의 아동 학대만 30건이 넘었습니다.
가해자는 모두 담임교사인 53살 한 모 씨였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부모는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피해 아동 학부모]
"(밤마다) 한 시간 두 시간을 목을 놓아서 울어요 '엄마, 선생님 싫고요, 어린이집 바꿔주세요'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린이집에 따졌더니 교사는 학대한 적이 없다고 했고, 원장은 만남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학부모들에게는 "쇼크를 받아 입원했다"고 문자를 보낸 다음 오히려 피해 아동 학부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지난해 11월)]
"<대단하시네요. 연락도 안 받다가 경찰에 신고하시고.> 제가 대단한 건가요? 어머니 글을 엄청 올리시고 소설 쓰시더라고요."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원장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교사 한 씨가 정서적 학대를 포함해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입건했지만, 이 교사는 아직도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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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제보는 MBC] 4살 방치·상습 벌주기‥항의하니 "소설 쓰신다"
[제보는 MBC] 4살 방치·상습 벌주기‥항의하니 "소설 쓰신다"
입력
2022-01-13 20:33
|
수정 2022-01-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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