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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이어온 '밥퍼'사업‥서울시 '불법증축' 고발로 위기?

34년 이어온 '밥퍼'사업‥서울시 '불법증축' 고발로 위기?
입력 2022-01-17 20:25 | 수정 2022-01-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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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34년 동안 가난한 이웃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해온 밥퍼 나눔 운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서울시가 "시유지에 불법으로 건물을 증축 하고 있다"고 최일도 목사를 고발한 건데, 최 목사는 "억지 트집"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영하의 추운 날씨, 굴다리 밑으로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밥을 담고, 시금치와 두부조림, 된장국을 챙기는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맛있게 드세요~"

    서울 답십리 쌍굴의 '밥퍼' 무료급식소.

    1시간 반 만에 5백명이 따뜻한 한끼를 받아갔습니다.

    [무료배식 노인]
    "없는 사람들한테 필요하죠. 나이 먹는 사람들, 어르신들이 계시고 하니까 필요한 거죠."

    [최일도/목사(지난 2000년)]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진지 맛있게 드세요."

    지난 1998년, 최일도 목사가 빈민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며 시작된 무료급식사업.

    한자리에서 묵묵히 밥을 푸는 최 목사에게 '밥퍼목사'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서울시도 2009년 시 소유 땅에 가건물을 지어주고 사업을 지원해왔습니다.

    그런데 돌연 서울시가 최 목사를 불법 증축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작년 6월, 고독사 방지 등 사업을 확대하고 수용 인원을 늘리기 위해 기존 가건물 양옆으로 건물을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게 불법이란 겁니다.

    특히 인근 천세대 넘는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노숙자가 모이는 혐오시설을 없애달라"는 민원이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집값이) 5천만원에서 1억까지는 차이가 나겠죠. ('밥퍼'가) 없어질 거라고 하는 희망을 갖는데, 점점 (건물이) 더 지금 커지는 거잖아요."

    항의의 표시로 열흘간 단식기도를 마친 최 목사는, 서울시가 트집을 잡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최일도/목사]
    "가난한 사람, 헐벗은 사람, 집 없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냉대하면, 저는 그들의 편에 서서 투쟁하며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논란이 되자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만간 최 목사를 만나 건물 전체를 시 소유로 합법화한 다음 '밥퍼' 사업에 제공하는 등 대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 취재: 최인규 / 영상 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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