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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이 문제면 목욕탕도 못 가"‥반성 대신 비아냥 댄 가해자들

"알몸이 문제면 목욕탕도 못 가"‥반성 대신 비아냥 댄 가해자들
입력 2022-01-24 20:08 | 수정 2022-01-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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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회사측은 "가해자들이 잘못을 뉘우쳤다"고 했지만, 이들의 언행은 반성과 사죄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회사 조사에서도 비아냥과 조롱으로 답변을 대신하는가 하면, 심지어 고인의 장례식장에서까지 막말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는데요.

    억울한 가족들이 경찰을 찾아 갔지만 이젠 증인들이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세아베스틸의 조사 보고서.

    가해자로 지목된 반장급 지 모씨에게 '왜 여러명 앞에서 옷을 벗겨 문신 검사를 했는지' 묻자, 지 씨는 "그게 문제면 목욕탕을 못 가죠"라고 답했습니다.

    야유회의 알몸 사진은 "공 차고 더워서 물 속에 들어가려고 벗은 것"이지 "자신이 시킨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복됐던 '볼 뽀뽀' 성추행에 대해선 "어제도 우리 딸에게 뽀뽀해 주고 왔는데, 큰일났네요"라고 했습니다.

    지 씨는 고인을 떠나보내는 장례식에 와서도, 부하 직원들 앞에서 "관짝에 들어가지 않으려면 잘하라"고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故 유00 동료(2020년 8월 녹취)]
    "'너희도 저렇게 관짝에 들어가, 저렇게 안 되려면 잘 하라'고 이렇게 얘기했죠. 그 화장터에서."

    또 다른 가해자 조 모씨는, 성기를 반복해 만진 성추행에 대해, "말수가 적은 고인을 살갑게 대하려 한 것"이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노무법인은 보고서에 "피해자의 수치심에 공감 못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는다"고 적시했습니다.

    [故 유00 유족]
    "(가해자들이)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막 동생 욕을 하면서, '죽으려면 곱게 죽지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작년 1월 근로복지공단은 유 씨의 죽음이 직장내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맞다고 인정했고, 유족들은 지 씨와 조 씨를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오래 전 일들이라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회사 조사 당시에는 증언을 했던 동료들이 여전히 세아베스틸에 다니고 있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故 유 씨측 변호사]
    "(동료들이) 증언을 하셔도 좀 핵심적인 거에 대해서는 말을 좀 회피하시는 분이 계시고.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 이유라도 알 수 있게 좀 도움을 주셨으면‥"

    가해자 지 씨는 MBC 취재진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선배 조 씨는 "2018년 당시에는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을 시인했을 뿐, 사실 잘못한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 모 씨]
    "사과했던 이유요? 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이상했어요. 2018년도 미투 사건을 이용한 건지‥ 잘해준 것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유족들은 최근 검찰에 재조사를 해 달라며 항고장을 내고,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故 유00 어머니]
    "잊어버려야 하는데 그게 잊어버려 지나요‥ 아이고 얼마나 불쌍하냐고. 아이고 불쌍해서 어떡해요‥"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일/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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