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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강제노동, 수녀도 가담"‥보육원 학대피해 더 있었다

"농장에서 강제노동, 수녀도 가담"‥보육원 학대피해 더 있었다
입력 2022-01-25 20:37 | 수정 2022-01-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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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던 보육원에서 보육 교사들이 원생을 수 년동안 학대했다는 폭로를 전해 드렸는데요.

    이 보육원에서 원생들을 농장으로 보내서 강제 노역을 시키는가 하면, 일반 보육 교사가 아닌 수녀까지도 학대에 가담했다는 증언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경남 합천의 한 농장.

    서울 은평구 보육원에서 자란 최 모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이곳에 왔습니다.

    보육원을 운영하는 수녀원 소속 수녀가 버스터미널에 마중을 나왔습니다.

    [최 모 씨/학대 피해 보육원생]
    "들어가서 자라고 했는데, 거기가 컨테이너 박스였고‥ 추위에 떨면서 잤던 것 같아요."

    자주 가출했다는 이유였는데, 열흘 정도 강제노역에 시달렸습니다.

    [농장 전 관리인]
    "돌 나르고, 밭 갈고, 양계장 내려가서 비료 퍼서 받아오고‥ 하기 싫다고 하면 바로 때리니까요."

    최 씨 말고도 문제아로 지목된 원생들은 2~3주 정도 보육원에서 사라졌다 고분고분해져서 돌아왔다고 합니다.

    농장에 다녀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A씨/학대 피해 보육원생]
    "어느 순간 돌아와 있어요. 그런데 애가 너무 조용해지고, 애가 너무 어두워져서 와요."

    당초 이 보육원에서 원생을 학대한 가해자로 일반 보육교사 3명이 지목됐는데, 수녀들까지 학대에 가담했다는 추가 증언들이 이어졌습니다.

    [B씨/학대 피해 보육원생]
    "보육교사 수녀님이에요. 하루에 한 번은 꼭 맞았던 거 같아요. 명치를 맞으면 숨을 못 쉬잖아요. 누우면 머리 밟으면서 일어나라고‥"

    폭행을 피해 도망가자 수녀가 흉기를 들고 위협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습니다.

    [B씨/학대 피해 보육원생]
    "그 수녀님이 칼을, 칼을 이렇게 들고 나오라고 쿡쿡쿡‥ 그때 너무 솔직히 좀 무서웠거든요."

    서울시는 매년 1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천주교 수녀회에 보육원 운영을 맡겨왔습니다.

    지난 2016년 집중 인권조사를 벌였지만, 학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수녀회 측은 "혼자 아픔을 삭였을 피해자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국내 보육사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밤 MBC PD수첩은 30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와 관계자들이 직접 증언하는 이 보육원 학대의 실태와, 왜 이런 피해를 서울시나 경찰은 오랜 기간 적발하지 못했는지 자세히 보도합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윤병순/영상 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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