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자산 규모 917조, 국내 증시의 가장 큰손은 국민연금입니다.
기업들이 새해부터 벌떼처럼 일어나서 국민연금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가진 주식을 앞세워서 기업 활동에 지나치게 간섭하려 한다는 건데요.
대체 어떻길래 이러는지 먼저,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2월 국민연금이 국내 20여 개 기업들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현대차, GS건설, 롯데 하이마트.
주로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있는 기업들입니다.
국민연금은 이 기업들의 주주입니다.
기업 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겁니다.
재계는 벌떼처럼 일어나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7개 경제단체들이 함께 "국민연금의 주주대표 소송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성명을 냈고, 지난주에는 토론회까지 열었습니다.
[김원식/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직접적으로 민간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국민연금 기금의 사회주의화다."
자산규모 917조 원.
국민연금은 주식 시장의 큰손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등 웬만한 대기업들 지분을 10% 넘게 갖고 있습니다.
2018년 국민연금은 주주로서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집사처럼,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뜻입니다.
[박능후/당시 보건복지부장관 (2018년 7월)]
"국민의 소중한 자산에 피해를 입히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로서 주주가치 제고와 국민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재계가 가장 반대하는 건, 주주대표 소송입니다.
총수 일가나 경영진의 불법행위에 대해, 회사를 대신해 주주가 소송을 내는 제도.
국민연금도 주주니까,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계는 연금 사회주의, 기업 벌주기 같은 자극적 용어를 동원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쟁점은 소송 결정권을 누가 갖느냐는 거지만, 핑계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이사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국민연금이 거의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다보니까, 이렇게 도덕적으로 해이한 행위들이 유행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주대표 소송을 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2008년 현대차 소액주주들이 정몽구 회장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현대차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고 낸 소송.
법원은 826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정 회장은 개인 돈으로 현대차에 이 돈을 물어줬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영상편집: 유다혜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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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윤미
[집중취재M]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 재계‥국민연금 주주대표 소송이 뭐길래?
[집중취재M]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 재계‥국민연금 주주대표 소송이 뭐길래?
입력
2022-01-26 20:19
|
수정 2022-01-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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