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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 장염 걸렸는데, 문 닫으셔야지"‥수백 곳 협박

[단독] "나 장염 걸렸는데, 문 닫으셔야지"‥수백 곳 협박
입력 2022-02-03 22:33 | 수정 2022-02-0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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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국의 음식점과 카페 수백 곳에 전화를 걸어서 "장염에 걸렸다"고 속이고, 주인들을 협박해 합의금을 뜯어낸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범인은 자신이 유명한 법조계 전문가라면서 협박을 했는데요.

    알고 보니까 40대 무직자였고, 가로챈 돈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김밥집.

    손님에게 온 전화를 받던 식당 주인이 휘청이다 바닥에 쓰러집니다.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10분 넘게 협박을 하는 한 남성의 전화에 충격을 받은 겁니다.

    ['장염 협박' 피의자]
    "1시간 상담 비용 3천만 원 받는 법률 전문가입니다. 최소한의 손해배상액, 그리고 저희 업무 못 본 부분까지 하면 최소 3억에서 5억 원대 나올 것 같은데, 문 닫으셔야지. 그냥 가게 문 닫으실래요?"

    자영업자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이런 식의 협박을 받았다는 피해가 재작년 5월부터 1년 넘게 전국에서 수백 건 쏟아졌습니다.

    모두 같은 전화번호였습니다.

    ['장염 협박' 피의자]
    "장염이라고 2주 고생하고 완쾌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부시장 역임했던 우리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그래도 항상 이야기를 많이 해서 들렀었는데…"
    [A 식당 주인]
    "진짜 죄송합니다."

    막무가내식 괴롭힘에, 결국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돈을 부친 가게도 최소 수십 곳이나 됩니다.

    [B 식당 주인]
    "저희가 영수증을 확인한 후에 보상하는 절차가 맞지 않을까요?"
    ['장염 협박' 피의자]
    "본인 지금 말씀 다 하셨지요? 제가 법무팀장한테 바로 이관시켜서 민사 손배소, 행정처분 진행 바로 하라고 지시할게요."

    범인은 불법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며 도망 다니다, 결국 지난주 경북 구미의 한 골목에서 붙잡혔습니다.

    [이계형/서울 성북경찰서 수사과장]
    "1개 팀을 전담팀으로 지정해 추적수사 활동을 벌여왔고, 계좌추적·통신추적을 통해 형사들이 출동해서 노상에서 배회하는 피의자를 검거했습니다."

    잡고 보니 법조계와 전혀 관련이 없었고,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40대 무직자였습니다.

    가로챈 돈은 대부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천 OO김밥 주인(피해자)]
    "(전화 건) 사람이 (장염으로) 다치지 않고 거짓말을 했구나,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세상에 이럴 수가 있을까…"

    서울북부지법은 "죄질이 중하고 주거가 부정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조아라 / 영상제공: MBC '실화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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