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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조커'들의 무차별 범죄‥"혼자는 안 죽어"

'외톨이 조커'들의 무차별 범죄‥"혼자는 안 죽어"
입력 2022-02-12 19:58 | 수정 2022-02-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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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다 죽이고 죽으려고 했다', '사형 당하고 싶었다'.

    최근 일본에서 흉기난동이나 병원방화 등 무차별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이 한 말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고, 또, 최근의 코로나 유행과도 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무차별 흉기 난동을 피해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납니다.

    "아악! 불났다. 불났어."

    뒷쪽 객차에선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습니다.

    다급해진 승객들이 창문을 통해 탈출했지만, 17명이나 다쳤습니다.

    영화 배트맨의 악역인 조커 복장을 한 범인은 25살의 핫토리 쿄타.

    직장도 친구도 끊긴 외톨이였습니다.

    [후지TV 뉴스(지난해 11월 2일)]
    "'죽고 싶었지만 스스로 죽지 못해, 사형되고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오사카의 정신과 의원 방화 사건.

    불은 30분 만에 꺼졌지만, 범인이 출입구를 막아서면서 의사와 환자 등 25명이 숨졌고, 본인도 불길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습니다.

    범인은 실직과 이혼 뒤 10여 년간 혼자 살아 온 61살 타니모토 모리오.

    집에 전기, 가스가 끊기고 통장 잔고 0원으로 고립과 빈곤에 내몰린 상태였습니다.

    [후지TV 뉴스(지난해 12월 23일)]
    "경찰은 타니모토 용의자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자살을 꾀했다는 의혹이 강하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대입 시험날에는 도쿄대 앞에서 고등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다쳤습니다.

    전철에 불을 지르려고 화염병 20여개를 준비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도쿄대 의대 입시를 준비했는데 성적이 떨어지자 무차별 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의사가 못되면 사람을 죽여 죄책감을 지고 할복하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타인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는 행태를 일본 의학계에선 이른바 '확대 자살'로 규정합니다.

    빈부 격차 심화와 고립화 등 사회 문제와 공격적인 개인 성향 등이 중첩돼있다는 분석입니다.

    [하라다 타카유키/쓰쿠바대 범죄심리학 교수]
    "'자신이 막다른 지경까지 내몰린 건 세상 탓이다. 마지막 죽을 때라도 복수를 하고 싶다'는 매우 큰 증오심이 심화돼 주변을 끌어들이게 됩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개인책임론'이 확산하면서 이에 대한 반감으로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최근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한계에 내몰린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확대 자살'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적 심리적 고립을 막을 수 있도록 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선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김진호(도쿄)/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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