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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비신랑 육군 대위가 성폭행"‥무릎 꿇고 빌다 신고하자 "합의했다"

[단독] "예비신랑 육군 대위가 성폭행"‥무릎 꿇고 빌다 신고하자 "합의했다"
입력 2022-02-14 19:33 | 수정 2022-02-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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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현역 육군 대위가 술에 취해 잠든 대학 동창을 다른 친구와 함께 집단 성폭행을 한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범죄 도중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자 가해자들이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구했지만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태도가 돌변했다고 합니다.

    정상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성 네 명이 방에 펼쳐진 이불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녹음된 이들의 목소리.

    [김 모 대위]
    "자고 있을 때. 의사를 제대로 묻지 않고 성관계를 했습니다."

    [공 모 씨]
    "정말 죄송합니다. 큰 죄를 지었습니다."

    네 명 중 나머지 두 명은 "일행의 성폭력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저희도 친구로서 진짜 죄송합니다. 말리지 못한 게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못 들었습니다. 정말 못 들었습니다."

    작년 10월, 피해자는 대학교 동창인 20대 후반 육군 대위 김 모 씨로부터 "친구들과 낚시하러 근처에 갈 예정인데, 함께 식사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른 일정 때문에 거절했다가, 저녁 늦게 술자리에 합류한 피해자는 이들의 숙소까지 함께 갔습니다.

    술에 취해 잠들었는데, 김 대위에 이어 그날 처음 만난 김 대위의 민간인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다 깼다고 기억합니다.

    울면서 저항했지만 제압당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아파서 깼어요. 제가 소리를 못 지르게 손가락을 제 입에 넣고…"

    경찰서 행정직원인 피해자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사진과 녹음을 남겼습니다.

    녹취 분량만 한 시간 반, 네 명 모두 무릎을 꿇고 두 명은 내내 용서를 구하며 사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사람 목숨 하나만 살려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경찰에 신고하자 태도가 돌변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무릎 꿇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주변 정리하려 하고… 합의 하에 성관계했다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도 "합의한 성관계"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1시간 반 녹취에선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주장입니다.

    김 대위는 MBC와의 통화해서 "피해자가 암묵적으로 동의한 줄 알았다"면서 "사과를 했던 건 흥분한 피해자를 진정시켜 오해를 풀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위는 이 사건 당시 결혼을 두 달 앞둔 예비신랑이었습니다.

    [피해자]
    "그 친구의 축복 바라면서 결혼도 축하한다는 기념에서 오븐도 사주고 그랬는데… 합의 하에 할 이유 자체가 없어요. (김 대위 친구는) 진짜 그날 만났던 사람이고…"

    또 다른 가해자인 민간인 친구는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군 수사대는 김 대위에 대해, 경찰은 친구에 대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각각 사건을 송치했습니다.

    [피해자]
    "경찰 조직 안에 있는 저도 이렇게나 답답하고 힘든 부분이 있는데, 울고불고 언론 통해서 이렇게 해야만 수사가 되는지 저도 답답하더라고요."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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