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홍신영

[단독] "인사발령 이유라도 알려달라" 회사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단독] "인사발령 이유라도 알려달라" 회사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입력 2022-02-22 20:29 | 수정 2022-02-22 20:31
재생목록
    ◀ 앵커 ▶

    30년 넘게 다닌 회사, 그것도 고위 간부인 본부장이 갑자기 당한 인사 조치.

    고인은 인사 발령의 이유라도 알려 달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직장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벌어진 모든 다른 죽음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회사는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김남식 본부장이 연구소 평사원으로 강등된 그날.

    그는 본부장급 이상만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렸습니다.

    "문책성 인사를 했으면 이유가 뭔지 정도는 얘기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신협 중앙회장도 대화방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이사와 통화했지만, 역시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김남식 본부장 : 제가 뭘 잘못한 겁니까?
    신협 대표이사 : 갑자기 보내게 돼서 아쉽다는 말을‥그 말만 할 수 있다.
    김남식 본부장 : 문책성 인사를 당한 이유를 말씀하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도대체.
    신협 대표이사 : 뭐 인사라는 게 그렇잖아요. 내가 지금 하나부터 열까지 얘기를 해드릴 수는 없잖아.

    인력개발팀과 노동조합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 쉬쉬했다고 합니다.

    동료들은 신협의 폐쇄적인 분위기, 특히 회장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신협 동료C]
    당연히 찍힌 거죠. 현직에 있는 본부장을 평직원으로, 그것도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발령을 낸다는 거는 같이 일을 할 수 없다라는 얘기잖아요."

    임기 4년의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조직 장악을 위해 그랬을 거란 말도 나왔습니다.

    [신협 동료C]
    "회장 선거 앞두고 회장의 방침에 어긋나면 이렇게 된다, 보여주기 위한 인사의 성격도 있지 않나."

    실제로 김 본부장이 평사원으로 강등된 그날, 또 다른 본부장인 투자심사실장도 회사 방침에 반대하다 사회공헌 부서 평사원으로 강등됐습니다.

    신협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성토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협의 미래를 생각해서 올바르게 일하는 직원도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 하면 지방 발령으로 유배 보내고 연고지 근무 못하게 하지."

    "직원 고충은 무시하는 인력팀, 어떻게 하면 재선할까 고민하는 노조위원장과 회장, 속 좁고 대우받으려는 꼰대 아재들의 합작품.

    신협은 "김 본부장의 죽음은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우울증 때문이고 업무와 관련 없다"며 개인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사위원회도 없이 평사원으로 발령낸 이유에 대해서는, "부문장과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않아 두 사람을 격리시킨 결정"이며 "인사위원회에는 나중에 보고하고 추인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한재훈/영상편집:양홍석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