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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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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찢어집니다"‥폴란드 몰려온 피난민들 만나보니

"가슴이 찢어집니다"‥폴란드 몰려온 피난민들 만나보니
입력 2022-02-25 22:18 | 수정 2022-02-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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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러시아군이 동, 남, 북 삼면으로 진격하다 보니 피난민 행렬은 서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럽으로 가는 다리, 폴란드입니다.

    실제 폴란드 국경에는 피난민 행렬이 끝없이 밀려오고 있다는데요.

    현장을 연결합니다.

    이용주 특파원,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이 몰려오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 리포트 ▶

    네, 하루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메디카 검문소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른 아침부터 검문소 앞엔 피난민들을 마중 나온 이들의 가족과 지인들로 붐볐는데요.

    제가 방금 전까진 검문소 앞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통신이 불안정해져 검문소 아래 진입로까지 내려왔습니다.

    검문소까지 가는 도로에서 경찰이 신원 확인을 세 차례나 할 정도로 검문검색이 강화됐습니다.

    새벽 침공에 놀라 급히 길을 떠난 사람들로 검문소는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야리나/우크라이나 피난민]
    "뉴스를 보면 끔찍합니다. 러시아가 계속 공격하고 있는데, 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계속 괴롭습니다."

    험난했던 피난길에 지쳐 보였습니다.

    급히 챙겨온 건 커다란 짐가방과 생수병이 고작입니다.

    [픽시/우크라이나 피난민]
    "가슴이 찢어집니다. 제 처지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제 자신의 안전보다는 우크라이나가 걱정돼서 그렇습니다."

    그나마 짐을 챙긴 건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새벽 포격 소리에 정신없이 몸만 겨우 국경을 빠져나온 피난민도 있었습니다.

    당장 갈 곳이 없어 눈앞이 캄캄하다고 호소합니다.

    [나탈리아/우크라이나 피난민]
    "국경만 통과하려는 생각으로 차에 짐을 다 두고 내렸습니다. 끔찍하네요."

    여덟 살, 아직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온 21살 티아나도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티아나/우크라이나 피난민]
    "슬프고 화나고. <답답하고?> 네, 우울해요."

    검문소 한켠에서 빵과 물을 나눠주고 있는 우크라이나 청년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살고 있는 이들은 동포들을 도와야겠단 생각에 500km 떨어진 이곳까지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아나스타씨야/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인]
    "누군가는 국경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에 제 가족들이 많이 있는데 도와줄 수가 없네요. 그래서 지금 여기 와있습니다."

    반면 피난 행렬과 반대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이어졌습니다.

    조국을 지키겠다며 국가 동원령에 응한 사람들입니다.

    [레르와/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인]
    "돌아가서 우크라이나를 지킬 것입니다.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피난민은 약 10만 명입니다.

    어제 하루 폴란드로 넘어온 피난민은 전날보다 두 배 늘어난 1만 5천 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폴란드는 오늘부터 모든 입국자들에 대해 코로나 음성 증명서 제출을 면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상취재: 안정규(폴란드) / 영상편집: 유다혜

    ◀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저희 MBC는 취재진을 한 팀 더 급파했습니다.

    취재진이 이곳 국경도시 프셰미실까지 오는 길목을 살펴보니 국경 지역 곳곳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폴란드 국경도시 프셰미실.

    중앙역은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실은 기차들이 도착하면서 임시 대기소로 변했습니다.

    역사 안에 임시 침상까지 마련됐고, 간단히 음식과 생필품도 지급되고 있습니다.

    [에벨리나/우크라이나 피난민]
    "여기 호텔에서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희가 있을 객실이 없다고 했어요."

    주유소에는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전쟁으로 기름 공급이 부족해질까 불안해진 마음에 나선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라파우/폴란드 주민]
    "이 차량 말고도 아내 차량에도 기름을 넣으려고, 이렇게 통을 갖고 왔어요."

    고국에 있는 가족을 데리러 가기 위해 급히 기름을 넣으러 온 우크라이나인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보그단/우크라이나 주민]
    "우크라이나로 가려는 중입니다. 고국에 아내와 아이들이 남아 있어서 데리러 가려고요."

    밤 9시를 훌쩍 넘긴 늦은 시간인데도, 보시는 것처럼 주유를 하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하늘길도 막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항공편은 모두 취소됐습니다.

    [공항 직원]
    "여객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취소됐어요. 이제부턴 불가능합니다."

    폴란드는 100만 명가량의 우크라이나 피난민이 넘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국경 인근에 임시 시설 9곳을 마련하고 식사와 숙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에서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일 김동세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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