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민형

27번째 생일 닷새 앞두고 숨진 노동자… '안전 센서' 아예 먹통

27번째 생일 닷새 앞두고 숨진 노동자… '안전 센서' 아예 먹통
입력 2022-02-25 22:39 | 수정 2022-02-25 22:46
재생목록
    ◀ 앵커 ▶

    인천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기계에 끼어서 크게 다친 20대 노동자가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닷새 앞두고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을 감지해서 기계를 멈춰주는 센서는 고장나 있었고, 현장에는 안전 관리자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6일 아침 9시 45분, 26살 신모씨가 크게 다친 인천의 자동차부품공장 레이저기계실입니다.

    전후와 좌우, 두 축을 오가며 철판에 레이저를 쏘아 가공하는 기계인데, 이 축을 오가는 장비에 신씨가 끼인 겁니다.

    원래 밖에서만 조작하고 기계실 안에 들어갈 필요가 없지만, 기계가 오작동을 하면서 신씨가 안에 들어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당시, 사람을 인식해 기계를 멈춰주는 센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15분 만에 끼인 기계에서 겨우 구조된 신씨는, 일주일 만인 그제 끝내 숨졌습니다.

    [故 신씨 아버지]
    "작동이 안 됐기 때문에, 껴서 수동으로 일일이 풀어서 15분 걸렸다고 하는데‥기계만 안 고장났으면 안 죽었다‥"

    제대하자마자 취직해 5년째 일해온 신씨는, 신입사원에게 장비를 안내하고 있었는데, 이날 사고를 목격한 신입사원은 바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씨가 숨을 거둔 건 27번째 생일을 불과 닷새 앞둔 날이었습니다.

    [故 신씨 어머니]
    "가족을 위해서 항상 열심히 일만 했는데, 하루 아침에 우리 아들이 저세상을 갔다는 자체가 너무 가슴 아픈 일이고요."

    경찰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공장 관계자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안전을 확보할 의무를 다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의 근로자수는 65명으로, 사망사고가 나면 대표까지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입니다.

    노동청 조사 결과, 레이저기계실의 센서 등 안전설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안전관리자도 지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업체 관계자]
    "나가세요. 저희 지금 업무 중입니다. 경찰 부를까요?"

    신씨의 유족들은, 숨진 신씨의 장기를 다른 환자들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故 신씨 어머니]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일이 어느 자식이든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게 부모 마음이고‥"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 취재: 임정환·강종수 / 영상 편집: 오유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