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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한바퀴] 1월에 알 낳는 개구리‥봄 빨라지면 생태계엔 균열

[지구한바퀴] 1월에 알 낳는 개구리‥봄 빨라지면 생태계엔 균열
입력 2022-02-26 20:22 | 수정 2022-02-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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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곳 지리산 계곡의 개구리들은 이미 웅덩이 여기저기에 알을 낳았습니다.

    개구리가 알을 낳는 시기는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후변화로 봄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현상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15일, 지리산 구룡계곡의 한 웅덩이에 제법 큰 알덩어리가 보입니다.

    큰산개구리의 알입니다.

    [배옥경/산란 모니터링 시민과학자]
    "며칠 전부터 이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얘기가 있었고요. 어제 왔는데 바로 이 장소에서 개구리 알덩어리 4개를 발견을 했습니다."

    계곡이 있는 산에 서식하는 큰산개구리는 개구리종 중 가장 먼저 알을 낳습니다.

    2010년에만 해도 2월 22일이었던 지리산 큰산개구리의 산란은 2020년과 지난 해에는 1월에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재갑/지리산국립공원전북사무소 자원보전과장]
    "(이지역 기온이) 연평균 한 0.18도 정도 높아지는 걸로 분석이 됐었습니다. 큰산개구리가 일찍 산란했던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로 빨라진 것은 개구리의 산란 뿐이 아닙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눈이 녹아내리자 작은 꽃망울을 내미는 야생화 복수초.

    이곳 소백산 비로사의 복수초는 2018년까지 2월에 폈는데, 한달 앞당겨 1월에 꽃이 피기 시작한지 벌써 4년이 됐습니다.

    [조효원/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팀장]
    "2019년에 1월 10일 날 개화를 제일 빨랐고 금년에는 1월 18일로 두번째로 빠른 개화를 보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벚꽃이 100년 만에 가장 빨리 피었을 정도로 식물들이 꽃과 잎을 피우는 시기도 빨라졌습니다.

    알을 낳거나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는 현상은 생태계 전반에 거대한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구리가 일찍 겨울잠에서 깨 알을 낳으면 알이 얼거나 먹이 부족으로 죽어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송재영/국립공원연구원 연구기획부장]
    "양서류가 사라진다고 하면은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간 단계가 없어지는 거죠. 그럴 경우에는 전반적인 생태계의 불균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꽃은 예전보다 빨리 피는데 꽃가루를 옮길 곤충 은 그렇지 않다면 식물에 열매나 씨가 맺히지 않습니다.

    [홍승범/국립생태원 기후변화연구팀 선임연구원]
    "(생물 계절 변화가) 피부로 와닿는 문제가 별로 없어 보이는 것처럼 여겨져서 그냥 방치했다가는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봄이 빨라지는 만큼 커지고 있는 기후변화의 충격.

    겨울 추위가 예전보다 일찍 물러간다고 마냥 반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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