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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각장 노동자 몸 속 고엽제 성분, 베트남 참전군인 3배까지

[단독] 소각장 노동자 몸 속 고엽제 성분, 베트남 참전군인 3배까지
입력 2022-03-01 20:28 | 수정 2022-03-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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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는, 소각장으로 옮겨져 불에 태워집니다.

    쓰레기를 태우며 나온 연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소각장 시설 안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시민들 건강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어떨까요.

    검사를 해봤더니, 몸속에 발암물질이 심각하게 쌓여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고엽제 성분으로 악명 높은 다이옥신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인보다도 많게는 3배까지 검출됐습니다.

    먼저 손하늘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내 한 쓰레기 소각장.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로 최상층부에서 노동자들이 분주히 작업합니다.

    섭씨 50도가 넘는 막힌 공간에서, 공기 중 유독물질을 잡아내는 장비를 작동시킵니다.

    안전보건공단이 사상 처음으로 소각장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를 조사했습니다.

    서울 2군데 소각장의 노동자 5명씩 10명을 조사했는데, 노동자들의 혈액에서 '2378-테트라클로로다이벤조 다이옥신'이 평균 1.455ppt로 측정됐습니다.

    이 물질은 베트남전 당시 밀림을 말려죽인, 악명높은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의 성분으로, 여러 암과 후유증을 일으킵니다.

    노동자들에게서 검출된 수치는 소각장 인근 주민은 물론,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소각로에서 오래 일하는 노동자일수록 그 수치도 높아져, 파병 군인의 2~3배에 달하는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올해 초 한 노동자가 급성 간염에 걸렸는데, 역시 몸에선 고엽제 성분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김태헌 / 전국환경시설노동조합 위원장]
    "이후에 발생하게 될 피해, 언제 나타나게 될지 모를 그 증상들이 저희는 두렵기만 하고, 전국의 어디선가 계속 지금도 환자는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들이 마시는 소각장 내부 공기도 함께 확인해 봤습니다.

    마포소각장 상층부의 표준공기 1세제곱미터당 0.99 피코그램의 다이옥신이 검출됐습니다.

    기준치 0.6을 65%나 초과했습니다.

    또 다른 1군 발암물질 벤조피렌도,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44배나 검출됐습니다.

    주민들의 막연한 우려와 달리, 소각장에서 밖으로 배출되는 독성물질은 극소량입니다.

    소각장 안에서 독성물질을 잡는 작업이 철저히 이뤄지는 덕분인데, 정작 그 일을 해 온 노동자들 몸엔 독성물질이 쌓여온 겁니다.

    서울시는 즉각 자체조사에 착수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이지호 허원철 / 영상편집 : 나지연 / 자료제공 : 용혜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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