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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악취·먼지와 싸우며 분변 처리해도‥"혐오시설"이라며 손가락질

[집중취재M] 악취·먼지와 싸우며 분변 처리해도‥"혐오시설"이라며 손가락질
입력 2022-03-03 20:28 | 수정 2022-03-0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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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쓰레기 소각장 노동자들의 몸에서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 성분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 전해드렸는데요.

    쓰레기가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배출하는 분변과 오수도 누군가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데요.

    혐오시설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하수처리장 역시 노동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방진복과 방진 마스크를 챙겨 쓰고 하수처리장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지독한 분변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손성근/천안 하수처리장 근무자]
    "현장에서 냄새가 가장 심한 곳이 아마 이쪽 부분이고요. 냄새가 이제 온몸에 배게 되죠."

    그런데 취재진이 마주한 건, 분변이 섞인 오수가 아니라, 지독한 먼지였습니다.

    경사 80도에 달하는 좁고 가파른 계단.

    난간을 손으로 짚었을 뿐인데, 희뿌연 먼지가 피어올라 시야를 가립니다.

    [손성근/천안 하수처리장 근무자]
    "이게 너무 가파르다 보니까… 이렇게 올라가다 보면 여기에서 이 부분이 닿는 거죠. 상당히 아프더라고요."

    왜 오수가 아닌 먼지일까.

    철제 구조물을 피해 가며 상층부에 오르자, 거대한 화로와 얽힌 관들이 보입니다.

    하수에서 물기를 빼고 불순물을 거르고, 마지막 남은 분변을 섭씨 600도로 달궜다 식히면, 화력발전의 원료, 숯과 비슷한 '탄화물'이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비 곳곳에 분진이 쌓이는데, 사람이 직접 하나하나 치워야 합니다.

    삽으로 분진을 퍼낼 때면, 마치 회색 눈보라가 치듯, 앞을 제대로 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비좁은 공간까지 쪼그려 앉아 일일이 청소해야 합니다.

    [신재환/천안 하수처리장 근무자]
    "열들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모든 재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여기서 작업을 합니다."

    만들어진 탄화물을 마대자루에 쏟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다시 한번 희뿌연 잿가루를 뒤집어씁니다.

    불과 반나절 만에 흰색 안전모와 마스크 곳곳이 거뭇거뭇해졌습니다.

    [손성근/천안 하수처리장 근무자]
    "마스크를 했어도 사이로 분진이 다 들어가서, 콧구멍이 완전 시커멓게 나올 정도로 분진이 많이 있어요."

    사람이 제대로 지나다닐 통로가 없어 말 그대로 허공을 뛰어넘어 곡예 하듯 다녀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추락 주의'라고 붙여는 놨지만, 안전 설비는 없습니다.

    지독한 악취와 성분을 알 수 없는 먼지, 그리고 낡은 시설까지, 노동자들은 삼중고에 시달립니다.

    재작년 12월, 경북 상주하수처리장에서 설비를 정비하던 노동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됐습니다.

    [박강우/상주 하수처리장 근무자]
    "여기에 손이 끼여 절단된 겁니다. 교체 작업 중에 그런 일이 벌어졌어요. 저도 심적 충격을 받아서 제가 슬러지 공급펌프 옆으로는 잘 가지 않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침출수 처리장 설비를 정비하던 노동자가 아래로 떨어져 다치기도 했습니다.

    제가 다녀온 충남 천안 하수처리장은, 천안의 가장 외곽에 섬처럼 고립돼 있습니다.

    가림막 없이 샤워기 두 개가 전부인 샤워실. 휴게실엔 의자 1개, 소파 1개뿐이라 건물 밖에 서서 간식을 먹습니다.

    이들은 어떤 물질을 들이마시는지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하소연합니다.

    [손성근/천안 하수처리장 근무자]
    "잔기침을 많이 하긴 하는데, 아직 확인을 못 해봤습니다. 건강검진하고 나서 비소라든가 이런 성분이 나온 분들이 계세요."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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