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산불과의 사투는 헬기가 투입된 공중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 1분도 허투루 쓸 수 없는 조종사들은 끼니를 거르며 산불과 싸우는데, 정작 헬기로 퍼올릴 물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울진에서는 이 소식을 들은 민간 레미콘 기사 수십 명이 헬기에 넣을 물을 운반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희뿌연 연기가 그치지 않는 산 밑으로 사람 수백 명이 들어갈 만한 자갈밭이 보입니다.
시냇물이 흐르던 하천 상류가 완전히 메말라 버린 겁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화재도 화재지만, 진화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김재옥/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기장]
"담수를 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담수지(물을 퍼올릴 곳)도 얼마 없는 형편이고, 가까이 담수지가 있더라도 연기에 차서 항공기가 접근을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북 울진의 비상활주로, 여름철 야외 수영장처럼 생긴 빨간 튜브가 설치됐고, 안에는 물이 고여 있습니다.
바로 옆에 바닷물이 있지만 염분 때문에 진화에 쓸 수 없다 보니, 헬기용 임시 급수조를 만든 겁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헬기가 아무리 증강돼도 진화 효율에 있어서 담수지가 적으면 효과를 발휘하기가 힘들거든요."
이번엔 소방차가 전부 민가 진화에 투입돼, 물을 가져올 소방차가 동이 났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울진군 레미콘 차량 수십 대가 레미콘 대신 물을 채워 달려왔습니다.
[이동명/레미콘 기사]
"바로 이쪽에 불이 났으니까 먼 거리에서 물을 떠서 오면 시간이 걸리니까, 회사에서 물을 받아서 레미콘차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루 최장 8시간씩 공중에서 진화작업 중인 산림청 헬기 기장들.
땅을 밟는 시간은 하루 두세 번 헬기에 기름을 넣을 때입니다.
[정귀천/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기장]
"아침부터 임무하다가 항공기 연료 공급하면 기장들은 식사하고 또 출동하고 그런 식입니다."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무전이 울립니다.
[이경수/산림청 항공안전감독관]
"618호, 지상입니다. 여기 착륙해서 얼마나 있을 겁니까? <바로 이륙할 예정입니다.> 예."
전국에서 투입된 헬기는 모두 90여 대.
7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한 데다,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 시야 확보도 어렵고, 계속 바뀌는 바람 방향에 작전까지 수시로 바뀌다 보니 헬기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이상민 / 영상제공: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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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하늘
"헬기에 물이 없다" 조종사들 사투에‥레미콘 기사들이 달려왔다
"헬기에 물이 없다" 조종사들 사투에‥레미콘 기사들이 달려왔다
입력
2022-03-06 19:53
|
수정 2022-03-0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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