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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공립 어린이집 원장 갑질에 우울증‥피해교사만 전보

[제보는 MBC] 공립 어린이집 원장 갑질에 우울증‥피해교사만 전보
입력 2022-03-11 20:26 | 수정 2022-03-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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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시 산하기관이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어린이집 교사가 원장의 갑질에 시달리다가 우울증 진단을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시 산하의 공립시설이다 보니까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고작 경징계가 전부였는데요.

    원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고, 피해자인 선생님만 다른 어린이집으로 쫓겨났습니다.

    제보는 MBC, 손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 여름 무렵, 한 어린이집 원장이 무려 50분 가까이 막내교사를 다그칩니다.

    [OO 어린이집 원장(2020년 여름)]
    여기에 있는 누구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을 때 '아, 원장님 그게 아닌데요.' 이렇게 말한 사람 하나도 없었어요. 이거를 내가 한 번은 그냥 넘어가는데 두 번째 또 그러시더라고요."

    벽에 장식을 붙이라고 지시했는데, 장식이 떨어졌다는 이유였습니다.

    막내교사를 수시로 혼냈고, 사생활을 캐물었습니다.

    [피해 어린이집 교사]
    "휴가를 뭐, 언제 어디를 누구랑 갔냐, 이거를 꼬치꼬치 캐물으셨어요.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 (그랬더니) 반성문을 써 오라고…"

    불편한 신체접촉도 있었습니다.

    [피해 어린이집 교사]
    "(추석날) 이런 행사가 있는 날에는 뽕을 하고 다녀야 된다 하면서 가슴을 만지신 거예요."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시민들에게 직접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좋은 돌봄노동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회서비스원이 세운 공립시설에서 원장의 갑질이 이어진 겁니다.

    원장과 사회서비스원 대표의 회식자리에서 춤을 추라는 지시도 있었습니다.

    [피해 어린이집 교사]
    "회식 자리에서 원래는 대표님을 기쁘게 해야 하니까 춤을 준비하라고 하셨거든요."

    첫 직장생활 1년 만에 우울증과 공황, 불면증 진단을 받은 막내교사는 2021년 3월 10일 일기장에 '나는 죽은 사람이었다', '조금만 무리하면 기절할 것 같다'고 썼습니다.

    사회서비스원 감사실이, 원장의 갑질을 모두 사실로 인정하고도,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결정한 날이었습니다.

    심지어 원장은 그대로 남고, 자신은 다른 어린이집으로 쫓겨났습니다.

    '갑질' 원장을 받아줄 다른 어린이집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에선 최근 또다시 직장 괴롭힘 시비가 불거졌습니다.

    서울고용노동청이 한 어린이집에 대해 6개월 조사를 벌인 끝에, 조리사를 교육과 회의에 안 부르고 따돌렸다고 결론 낸 겁니다.

    하지만, 사회서비스원은 일부러 교육과 회의에 안 부른 게 아니었다며, 노동청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XX 어린이집 조리사]
    "교육이나 회의에서 저를 배제시키고 저를 따돌리고…"

    사회서비스원은 작년 11월 어린이집 원장의 갑질에 대해 대책 마련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황정일/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
    "(갑질 원장에 대해) 구청장의 승인 없이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할 수 있는 법적인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서…"

    MBC가 약속을 지켰는지 묻자, 사회서비스원은 아직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김백승 / 영상편집: 권지은 / 영상제공: 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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