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의 한 전철역에서 20대 엄마가 유아차를 밀면서 열차에 타려는 순간, 문이 닫히면서 열차가 유아차만 싣고 그대로 출발해버렸습니다.
17개월 딸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놀란 엄마는 다음 역까지 뛰어가야만 했는데요.
코레일 측은 사람이 타고 있는지 인식하는 센서가 고장 나 있었다고 사과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여성이 유아차와 함께, 전철역 승강장에 서 있습니다.
잠시 뒤 열차가 도착하고, 승객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유아차를 밀면서 열차에 오르려는 순간.
열차 문이 닫혀버립니다.
유아차만 탄 열차는 그대로 떠나버리고, 여성이 전철을 쫓아가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유아차에는 17개월 된 딸이 타고 있었습니다.
[피해자 남편]
"지하철 안에 계셨던 분이 문을 막 두드리면서 소리치고 막 그러셨었거든요. 근데 지하철이 출발을 해요."
놀란 엄마는 역 밖으로 뛰어나와, 다음 역까지 1킬로미터를 달려야 했습니다.
뛰다가 지치면 걷다가 다시 또 달렸습니다.
[엄마]
"막 뛰어갔어요. 빨리 아기한테 가고 싶었어요. 계속계속 달렸어요."
다음 열차는 16분 뒤에야 오는 데다, 휴대전화와 지갑도 유아차에 둔 상태여서, 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말이 서투른 외국인이어서, 역무원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못했습니다.
[피해자 남편]
"(치과) 수술을 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실밥이 다 풀렸죠. 어금니 악물고 달려간 거죠."
그렇게 도착한 다음 역에선, 상황을 목격한 한 여성 승객이 아기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마]
"아기 많이 울었어요. 아기 많이 안아줬어요. 아기랑 이제 지하철 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무서워요."
스크린도어가 사람이 타고 있다고 인식하면 열차는 출발할 수 없지만, 센서가 고장 나 엄마가 타는 중이라는 걸 인식 못 한 겁니다.
[피해자 남편]
"스크린도어(안전문)가 닫히지 않았는데 지하철이 출발한단 말이에요. (열차에) 기대고 있었으면, 붙어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진짜 끔찍한 것 같아요."
코레일은 오작동 원인을 조사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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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유아차만 탔는데 문 닫고 출발‥다음 역까지 달려간 엄마
유아차만 탔는데 문 닫고 출발‥다음 역까지 달려간 엄마
입력
2022-03-11 20:27
|
수정 2022-03-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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