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현장에 나가있는 우리 취재진이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에서 피난생활을 견디고 있는 우리 교민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작은 산장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과 함께 지내고있다는 우리 교민들과 또 그들을 돕기 위해서 먼 길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루마니아 교민들을 홍의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양승예·김춘성 씨 부부.
한국 식품들을 챙기느라 분주합니다.
[양승예·김춘성/루마니아 교민]
"안 매운 라면 위주로 담아야 해요."
(이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초코파이 하나 더 하고‥"
짐을 가득 싣고 출발한 곳은 국경지역에 있는 작은 마을 카시차.
이동 거리만 450km, 차로 꼬박 7시간을 달렸습니다.
굵은 눈발이 날리고, 해가 진 뒤에야 작은 산장에 닿았습니다.
라면과 고추장, 통조림에 한국 과자까지 가득 든 보따리를 건넵니다.
"세상에, 감사합니다. 세상에, 감사합니다."
[김춘성/루마니아 교민]
"한국 분이 여기 와 계신다고 하시길래, 얼마나 마음이 심란하실까‥"
방 세 개가 전부인 작은 산장.
수도 키이우를 탈출한 한국 교민 2명과 우크라이나인 가족까지 모두 8명이 머뭅니다.
상상조차 못했던 전쟁이었습니다.
[금지원/우크라이나 교민(20년 거주)]
"바로 옆에서 폭음 소리가 들리는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대사관 없었으면 못 나왔을 거예요."
김형식씨는 피난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인 아내와 잠시 생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김형식/우크라이나 교민(12년 거주)]
"(외교부 권고로) 잠깐 나와 있다가 이게 (전쟁이) 터진 거죠. (아내는) 대사관 통해서 넘어 와서, 도움을 받아서 여기 와 있었고‥"
작은 산장에서 머문 지 벌써 2주.
이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는 건 아직 남아있는 동료들을 돕기 위해섭니다.
[김형식/우크라이나 교민]
"저희 사무실이 오데사 쪽에 있어서 그 쪽이 위험하니까 '루마니아 국경으로 오면 우리가 여기서 케어를 하겠다'‥"
금씨의 사업 동료였던 스베틀라나씨 가족도 이들의 도움으로 피난을 올 수 있었습니다.
[스베틀라나/우크라이나 피난민]
"이곳 숙소를 내어준 루마니아인들, 그리고 저희를 도와준 한국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갑작스런 피난 생활, 끝모를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무엇보다 고국에 남아있는 이들 걱정이 앞섭니다.
[김형식/우크라이나 교민]
"(주위 사람들에게 메신저로) '다들 잘 있어? 아무 말이라도 해 줘'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아침마다‥
이들의 소망은 하나, 전쟁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스베틀라나/우크라이나 피난민]
"하루 빨리 저희 집으로, 또 고향의 가족에게 돌아가길 바라고 있어요."
"어서 전쟁이 끝나서, 많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루마니아에서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일 김동세(루마니아)/영상편집: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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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의표
산 속에서 '2주'‥"아침마다 지인들에 생사 확인"
산 속에서 '2주'‥"아침마다 지인들에 생사 확인"
입력
2022-03-12 20:22
|
수정 2022-03-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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