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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진이라도 들고 나올 걸"‥올해 농사도 막막

"가족 사진이라도 들고 나올 걸"‥올해 농사도 막막
입력 2022-03-14 20:00 | 수정 2022-03-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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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4일 시작된 울진 삼척 산불이 열흘 만에 진화가 됐습니다.

    진화에 걸린 시간만 213시간. 2만 923 헥타르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서울 면적의 41%가 잿더미로 변한 건데요.

    역대 최장기간, 최대 피해 규모로 기록될 이번 산불.

    이재민 수도 337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화 대원들이 사투를 벌인 끝에 불은 겨우 꺼졌지만,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당장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피해 복구나 보상은 언제쯤 이뤄질지 막막하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배현정 기자가 피해 주민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5일, 울진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퍼졌습니다.

    급기야 12가구가 모여 살던 작은 산간 마을을 덮쳤습니다.

    대대로 살아온 집에서 70대 노부부는 부모님의 사진조차 챙겨 나오지 못했습니다.

    [남옥랑 / 울진군 죽변면 화성2리]
    "가족 사진이 다 타고 없어요. 그래 됐어… 어이가 없어. 아휴… 그거라도 들고 나올걸. 하는 생각이 막 너무나 간절했어…"

    폐허로 변한 집에서 맨손으로 잿더미를 파헤쳐 부모님의 유물을 간신히 찾아냅니다.

    [이진모 / 울진군 죽변면 화성2리]
    "앞으로도 이거를 찾아가지고, 깨끗하게 닦아가지고 또 쓰려구요."

    집도 집이지만, 올해 농사도 걱정입니다.

    농기계 창고인데, 화마가 얼마나 거세게 휩쓸고 갔는지, 올해 농사에 사용될 농기계가 거멓게 그을려지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난 1월 심어둔 고추 모종 6천 포기도 남김없이 불에 타 버렸습니다.

    [박용선 / 울진군 울진읍 정림2리]
    "곧 이제 파종시기가 됐는데, 종자 같은 것도 거의 다 태워버렸어요. 그게 걱정입니다. 지금…"

    산불이 휩쓸고 간 마을은 아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변했습니다.

    [전호동 / 울진군 북면 신화2리 이장]
    "노인네들이 따듯하게 지내고 마음이라도 빨리 되찾으려면 정부에서도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 줘야 합니다.)"

    경북 울진에서만 42개 마을에서 181채의 주택이 불탔고 농사 시설 280여 곳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MBC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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