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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천만 원 달라'는 할머니에 보이스피싱 직감‥"현금 떨어졌어요"

[단독] '6천만 원 달라'는 할머니에 보이스피싱 직감‥"현금 떨어졌어요"
입력 2022-03-14 20:29 | 수정 2022-03-1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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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80대 할머니가 거액의 현금을 찾으려고 하자, '보이스피싱' 사기인 걸 직감한 은행원들이, 기지를 발휘해서 피해를 막았습니다.

    만기가 한참이나 남은 예금을 깨는 데다, 누군가와 계속해서 통화를 하는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건데요.

    현금이 다 떨어져서 돈을 가져오는 중이라고 둘러대면서 시간을 끌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노부부가 은행에 들어온 뒤 번호표를 뽑고도 기다리지 않고 창구로 다가갑니다.

    먼저 온 손님이 많자, 선채로 기다리다 급히 창구로 향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했습니다.

    [이다솔 / 서울 등촌신협 주임]
    "노부부셨는데, '현금 6천만 원을 세입자에게 줘야 해서 현금으로 달라'고 말씀을 하셨고‥"

    2년 만기 예금을 8달 만에 깨는데다, 수천만 원을 한꺼번에 찾아가면서도 경찰이 동행하는 경호 서비스도 극구 사양한 겁니다.

    할머니는 '화장실을 간다'며 이곳까지 나왔지만, 은행원은 CCTV를 보며 할머니가 전화를 끊지 못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최무화 / 서울 등촌신협 팀장]
    "휴대전화를 꺼내서 계속 통화를 하시더라고요. '보이스피싱'이 확실하구나‥"

    은행원은 몰래 112에 신고한 뒤, 할머니를 안심시키며 시간을 벌었습니다.

    [이다솔 / 서울 등촌신협 주임]
    "(현금이 바닥나서) 다른 지점에 가서 현금을 구해 오는 중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시간을 계속 끌었습니다."

    10분 뒤 경찰이 도착하면서, 은행원들의 '노부부 구하기' 작전도 일단락됐습니다.

    일당은 "아들을 붙잡고 있다"며 할머니를 속이던 중이었습니다.

    [임인숙 / 피해자]
    "아들이 보증을 서서 안 갚으니까 갚아야 한다‥ 내가 '그럼 우리 아들을 바꿔다오' 그랬죠. 목소리가 우리 아들이랑 똑같아."

    이 지점에선 재작년에도, 80대 할머니가 만기가 코 앞인 4천만 원 예금을 무조건 찾겠다던 걸 수상히 여겨, 보이스피싱을 막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번에 피해를 막은 창구 직원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임인숙 / 피해자]
    "집에 돈을 가져가서도 경찰분들이 날 지키고 있으니까 내가 꼼짝 못했죠. 참 그분들, 고마웠어요."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편집: 위동원 /화면제공: 서울 등촌신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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