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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타는 걸 지켜만 봐"‥산불 이재민 트라우마 극심

"내 집 타는 걸 지켜만 봐"‥산불 이재민 트라우마 극심
입력 2022-03-15 20:17 | 수정 2022-03-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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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극심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공포스런 불길에 내 집이 타들어가는 걸 눈앞에서 지켜본 피해자들은 오랜 기간 정신적인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하는데요.

    피해 주민들의 심리 상태를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불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강릉시 옥계면의 한 마을.

    삶의 터전을 잃은 93살의 김옥자 할머니가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합니다.

    "측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눈 뜨셔도 돼요."

    결과를 보여주는 화면에 '매우 높음'이라고 알림이 뜹니다.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열흘 가까이 지내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합니다.

    [김옥자 / 산불 이재민]
    "(임시 거처에) 사람이 나가고 없으면 혼자 있으면 확 놀랄 때도 있고 그게 무서워…"

    평생 모은 세간살이가 다 잃은 양예령 씨도 트라우마를 호소하긴 마찬가지.

    [양예령 / 산불 이재민]
    "경황이 없었어요. 짐 꺼낼 생각도 못 하고 그냥 쳐다보고 있어서…"

    이처럼 동해안 산불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강원도와 경북 주민은 모두 7천여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피해 주민이 직접 의뢰해 심리 상담을 받은 경우는 불과 6건. 전문가들은 재난 피해 가운데, 산불이 정신적인 충격 면에서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미숙 / 강릉시 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경황이 없어서 그럴 수 있어요. 왜냐하면 경제적인 손실이 직접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는 사실 어렵죠."

    3년 전 강원도 고성 산불을 겪은 피해자들도 여전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습니다.

    [서영은 / 강원권 트라우마센터 정신과 전문의]
    "자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제적인 손실이 장기화되고 크면 우울 불안장애 같은 게 더 잘 오는 경향이 있긴 있습니다."

    때문에 산불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서 적절한 심리 치료가 이뤄져야 하고 현실성 있는 피해 보상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최기복 (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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