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8월, 탈레반에 위협받던 아프가니스탄인 391명이 한국에 들어왔죠.
정부가 한국과 협력했던 이들은 '특별기여자'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인 건데요.
입국 반 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특별기여자들의 약 40%가 울산에 정착을 해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자녀들의 학교 입학을 두고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먼저 손하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울산 동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피켓 시위가 한창입니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 28명이 언어나 문화에 대한 적응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는데도,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입학을 통보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이슬람 교인들이 먹을 수 있는 '할랄' 식품점, 한 가족이 장을 보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국 병원에서 일했던 40대 통역사 가족입니다.
외국 정부를 도왔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표적이 됐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탈출) 일주일 전에 (막내아들이) 태어났어요. 아내가 병원에서 수술받고 퇴원 다음날쯤 제가 갑자기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떠나자고 했어요.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탈출해야 했어요."
통역사 부부와 4명의 아이들은 한국 정부의 구출 작전으로 작년 8월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모두 391명.
이 중 29명이 울산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에 취직했고, 이들과 가족 157명이 울산의 옛 사택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여기에서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녀야 하는 아이는 모두 85명.
이 중 초등생 28명이 근거리 배정원칙에 따라 한 학교에 가게 되자, 학부모들이 "언어·문화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갈등이 터져나온 겁니다.
한국 학부모들은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한국어도 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해, 당장 같은 반에서 공부하면, 양국 아이들이 어울리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법정 예방접종 의무 서류 제출과 한국어 교사 확보 문제 등으로 이들의 입학은 미뤄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주 넘게 지난 다음주부터 등교는 시작되지만, 아프간 아이들 28명은 최대 1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별도의 한국어 학급에서 언어와 문화적응을 할 예정입니다.
[구기연/서울대 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한국 아이들이 외국에 도착했을 때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배제당하고, 분리된다면‥ 통합교육으로 나가는 길이 그 아이들을 가장 먼저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길이 아닐까‥"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아이들은 학교를 그리워해요. 언제 학교에 갈 수 있느냐고 묻고요. 오랫동안 그저 기다렸잖아요."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 대표들은 '특별기여자 자녀 입학 반대'는 공식 입장이 아니며, 양국 아이들 모두가 잘 적응할 수 있는 교육적인 방법을 교육청과 다양하게 협의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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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51310_35744.html
영상취재: 허원철/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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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하늘
[닫힘에서 열림으로] ①아프간 특별기여자 정착 반년‥"학교 가고 싶어요"
[닫힘에서 열림으로] ①아프간 특별기여자 정착 반년‥"학교 가고 싶어요"
입력
2022-03-18 20:09
|
수정 2022-03-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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