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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서 노숙할 줄 알았는데"‥따뜻한 동거

"기차역에서 노숙할 줄 알았는데"‥따뜻한 동거
입력 2022-03-20 20:11 | 수정 2022-03-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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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보신 것처럼 피난민 수가 늘면서 폴란드 정부가 마련한 임시 대피소는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그런데 피난민들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주는 폴란드인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서혜연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폴란드 프셰미실 외곽에 위치한 빨간 지붕 집.

    60대 부부가 살던 조용한 집이 7살과 5살 개구쟁이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아이 3명을 모두 독립시킨 폴란드인 이리나 씨는 남아있는 방을 우크라이나 피난민 가족에게 내어줬습니다.

    36년 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한 만큼 아이들과의 생활도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이레나/폴란드 프셰미실 주민]
    "애 엄마가 도와주기도 하고, 아이들도 적응도 했고, 이제 정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은) 진짜 도움이 필요할 겁니다. 저희는 할 일을 한 겁니다."

    우크라이나 피난민인 릴리 씨 가족은 수도 키이우 서쪽 도시 말린에서 탈출해 머나먼 피난길을 왔습니다.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릴리/우크라이나 피난민]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가족이) 너무 걱정되지만, 남편과 부모님, 아이들 중에 선택을 해야 했어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폴란드에 왔고,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오지 않았을 겁니다."

    기차역에서 노숙을 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옆 나라 이웃의 따뜻한 배려 덕에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릴리/우크라이나 피난민]
    "고향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이렇게 집 을 내어주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더 감사하게 생각해요. 계속 기차역에 있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여전히 머물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한 기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구는 우크라이나어로 음식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인데요, 이곳에서는 시민들이 기부한 음식과 생필품을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카시아/폴란드인 자원봉사자]
    "이 음식들은 지역 주부들이 직접 만들어서 여기 가져온 것입니다. 지자체가 품질을 검사한 뒤 피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아픔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직접 발벗고 나선 폴란드인들의 온정이 피난민들의 힘든 여정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MBC뉴스 서혜연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 영상편집 :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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