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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없는 황제' 금융사 회장들‥"재벌보다 세다"

'책임 없는 황제' 금융사 회장들‥"재벌보다 세다"
입력 2022-03-22 20:21 | 수정 2022-03-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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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하나금융지주뿐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채용비리, 펀드 부실판매 같은 여러 문제를 일으켰던 금융사의 수장들이 하나같이 책임지기는커녕 연임에 연임을 거듭하며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걸까요?

    이어서 이정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16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조카 손자가 신한은행 채용에 지원했습니다.

    조용병 당시 신한은행장은 인사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면서 '전형 단계별로 합격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서류부터 원래 탈락권이었던 조카 손자는 모든 전형단계를 통과해 최종 합격했습니다.

    조용병 은행장은 이듬해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됐습니다.

    조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고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했고, 두 달 뒤에는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인사부장에게 얘기했다고 합격시키라는 뜻으로 볼 수는 없다며 무죄로 판결했고,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습니다.

    계속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에도 조 회장은 5년째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금융지주회장의 권력이 황제 권력이 되다 보니까 저희들이 보기엔 재벌을 이제 뛰어넘었다, 이렇게 보는 거죠. 최소한 재벌들은 법원에 기소되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1조 원대 사기펀드였던 옵티머스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던 NH투자증권.

    수많은 피해자들이 나왔지만, 정영채 대표는 내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3연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라임 펀드 부실판매로 문책경고 최종 의결 절차를 남겨둔 KB 증권 박정림 대표도 작년 말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법적으로 문책경고를 받으면 3년 동안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지만, 최종 의결이 아직 안 됐다는 이유로 KB 측이 연임을 밀어붙였습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해도, 이사회 역시 견제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이효섭/자본시장연구원]
    "현행 이사회가 CEO의 혹은 회장님 일가의 거수기 역할을 주로 해왔고 감시나 견제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 그걸 제대로 못 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지주 회장들이 인사권을 무기로 금융사들을 쥐고 흔들지만, 정작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견제나 감시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주주들에게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또 경영진을 제대로 감시나 견제하지 못했다며, 하나, 우리,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재선임도 반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MBC 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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