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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부터 시작된 시위‥이들의 요구는 정말 무리한가?

20년 전부터 시작된 시위‥이들의 요구는 정말 무리한가?
입력 2022-03-28 20:01 | 수정 2022-03-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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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실 장애인들이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건 2002년부터입니다.

    그러니까, 무려 20년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이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똑같습니다.

    '지하철 타고 이동할 수 있게 해달라.'

    장애인들의 20년 넘는 이 호소를 우리 사회가 들어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지, 온갖 욕설과 혐오 조롱을 들으면서도 이들은 왜 아직도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건지, 김건휘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휠체어를 탄 채 지하철 선로에 내려간 장애인들.

    쇠사슬로 몸을 사다리에 묶은 채 철로를 점거했습니다.

    2002년, 정확히 20년 전입니다.

    "우리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1999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가 떨어져 1명이 크게 다쳤고, 2001년 오이도역에서는 리프트 추락으로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2002년, 이번엔 5호선 발산역에서 또,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2년 안에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2015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똑같은 약속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여전히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지하철역에서 장애인이 또 떨어졌고, 또 숨졌습니다.

    장애인들은 거리로, 지하철역으로 나섰지만, 서울 지하철역 275곳 중 21곳에는 지금도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세 번째로 2024년까지 '전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습니다.

    남은 21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비용은 620억. 서울시 1년 예산의 0.15% 수준입니다.

    하지만, 편성된 예산은 96억 원에 불과한 데다, 역마다 설치 공사에 2년은 걸리기 때문에, 이번에도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그렇게 이야기한 걸 뭘로 믿죠?"

    장애인들의 다른 요구들도 살펴봤습니다.

    최대 24시간까지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 장애인 시설을 나와 독립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는 요구, 평생 교육 비용까지 합치면 3조 2천여억 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2020년 정부가 예산을 잡아두고도 쓰지 않은 불용액만 9조 3천여억 원…

    예산만 잘 짜도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성규/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 경제력이 10위권에 들어와 있는 걸 감안하면, 각종 장애관련 예산은 대폭 늘어나야 되는…"

    2002년에도, 그리고 2022년에도 장애인들은 지하철에 올라 외칩니다.

    [박현(2002년)]
    "장애인도 사람이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서울시민입니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려는 게 아니라, 귀 기울여달라는 거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경석(2022년)]
    "여러분들이 지하철을 안전하게 타고 다니듯이, 저희들도 지하철을 안전하게 탈 권리가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강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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