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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표지석 잇단 실종 "행복해하는 등산객 보니 화가 나"

산 정상 표지석 잇단 실종 "행복해하는 등산객 보니 화가 나"
입력 2022-03-31 20:29 | 수정 2022-03-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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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서울 근교의 산 두곳에서 정상에 있는 표지석이 잇따라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도대체 누가 그랬는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범인이 잡혔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과 경기도 남양주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불암산.

    거대한 암벽과 울창한 수목이 조화를 이뤄 등산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해발 204m 애기봉을 지키던 정상석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이곳은 불암산 애기봉입니다.

    원래 정상석이 있던 자리엔 움푹 패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을 자주 찾던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이도신/남양주시 주민]
    "너무 황당했죠. 그게 있으니까 꼭 주인같고, 올라오면 반갑고 그랬는데‥"

    이렇게 표지석이 감쪽같이 사라진 건 불암산 뿐만이 아닙니다.

    근처의 수락산에서도 해발 637m 주봉 외에 도정봉, 도솔봉, 국사봉 등 4곳에 세워진 표지석이 없어진 겁니다.

    [남양주시청 관계자]
    "글씨가 있는 조각은 없는 것 같고‥밑에 묻었던 콘크리트 조각만 남아있습니다. 누가 일부러 고의로 깬 것 같아요."

    사라진 표지석 일부는 원래 위치에서 약 80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지난달엔 암벽 체험지로 유명한 기차바위의 안전 밧줄이 끊어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남양주시청 산림과 직원]
    "로프 잡고 올라가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그런 거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런데 최근 '배낭에 쇠지렛대를 넣고 다니는 등산객이 있다'는 제보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불암산 인근 아파트 CCTV를 조사하던 경찰은 가방을 메고 하산하던 남성을 용의자로 붙잡아 조사했습니다.

    범행을 인정한 이 남성은 아르바이트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산에 자주 오른다는 20대 대학생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불행한 자신과 달리 행복해 하는 등산객들을 보고 화가 났다"며 "정상 표지석을 없애면 그들도 기분이 안 좋아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위동원/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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