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실업 역도팀의 감독이 수년 동안 여자 선수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자세를 고쳐준다"면서 훈련을 할 때마다 막대기로 선수들의 몸을 건드렸다는 건데요.
조민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여성 선수가 바벨을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동안, 한 남성이 선수의 상체를 막대기로 툭툭 건드립니다.
부산시체육회 역도팀 감독, 서 모 씨입니다.
'자세를 고쳐주겠다'며 훈련 때마다 막대기로 민감한 부위를 건드렸다는 게 선수들의 주장입니다.
[피해 선수]
"엉덩이나 허벅지나 등, 팔, 배를 쿡쿡 찌르기도 하고요. 그게 지속되다 보니까 불쾌감이 많이 있었고요."
서 감독은 이 막대를 '교정봉'이라고 불렀습니다.
[서 씨/부산시체육회 역도팀 감독]
"(교정봉 사용을) 너희가 동의를 하면 내가 할 것이고… 그렇게 하니까 선수들이 동의를 다 하더라고요."
선수들 말은 다릅니다.
[피해 선수]
"저는 그런 말 들은 적이 없는데요."
[국제 대회 메달리스트]
"중학교 때부터 운동을 하니까 모든 자세들이 형성이 돼버렸는데 굳이 그런 과한 터치가 필요한가…"
지난 2017년에도 똑같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해선수 2명만 팀을 떠났습니다.
선수들 연봉협상에서도 서 감독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지난해 말 선수 2명의 연봉이 각각 1천만 원과 3천5백만 원 깎였는데, 감독은 선수들의 순위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서 모 씨/부산시체육회 역도팀 감독]
"선수들 전국 랭킹을 갖다가… 그 랭킹은 대한 역도연맹 사이트에 (나옵니다.)"
하지만 대한역도연맹 홈페이지에 나온 두 선수의 순위와 점수는 직전 해보다 모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 감독은 또 말을 바꿉니다.
[서 모 씨/부산시체육회 역도팀 감독]
"작년보다 올해 기록이 저하됐다든지 그런 부분도 작용을 할 것이고… 딱히 그렇게 정해진 사항들이 아니고…"
지난해에도 전·현직 선수 9명이 이런 의혹에 대해 부산시체육회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부산시 체육회 관계자]
"그런(피해자 조사) 절차는 조금 빠진 게 있지만, 저희는 감독님한테 확인을 했으니까…"
그 사이 피해를 호소한 선수 3명이 팀을 떠났고, 체육회는 지난 1일 서 감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습니다.
MBC 뉴스 조민희입니다.
영상취재: 손영원(부산) 김욱진(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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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민희
[단독] "자세 고쳐주겠다"‥여자 선수들 '쿡쿡'
[단독] "자세 고쳐주겠다"‥여자 선수들 '쿡쿡'
입력
2022-04-05 20:38
|
수정 2022-04-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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