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며칠 전 장애인들의 지하철역 삭발 시위에서 이런 항의가 나왔습니다.
[지하철 이용객]
"장애인들 확실하게 돈 내고 무임승차하지 말고, 돈 내고 하면 엘리베이터 다 깔릴 거예요."
장애인에게 승강기가 필요하다면, 지하철 요금부터 내라는 건데요.
온라인 게시판이나 댓글에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장애인들의 시위는 집단 이기주의"라는 식의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하철 승강기, 과연 장애인만을 위한 혜택인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가양 지하철역입니다.
엘리베이터 2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 중 한 곳에서 어떤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지 지켜봤습니다.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부터 유모차를 모는 여성.
엄마의 손을 잡고 내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상당수는 노인들입니다.
1시간 동안 집계한 결과, 이용객 중에 휠체어를 탄 사람같이 눈으로 확연히 알아볼 수 있는 장애인은 7명뿐이었고, 유모차를 끄는 사람이나 노인 같은 비장애인이 34명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승강기, 실제로는 다른 교통약자들이 5배 가까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겁니다.
[조남칠]
"(승강기가) 좋은 거는 일단 계단을 안 오르니까. 노약자들, 우리 같은 사람들은 70이 넘었으니까."
무임승차를 하는 승객도 장애인은 17%뿐이고, 노인이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장애인 따로, 노인 따로냐, 현실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2020년 장애인 등록 현황을 보면요, 장애인 8만 3천 명이 새롭게 등록이 됐는데 54살이 넘어가면서부터 숫자가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그래서 새로 장애인이 된 사람 중에 60살 이상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결국, 건강한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민경/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50대 중반 이후) 후천적으로 질환이랑 사고로 일단 장애인들이 늘어나고요. 또 이제 뇌졸중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장애가 들어오시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우리나라의 장애인 숫자는 약 260만 명.
이 가운데 88%, 10명 중에 약 9명이 후천적 장애인입니다.
◀ 기자 ▶
저상버스는 어떨까요?
경기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교통약자인 휠체어 이용자나 유모차 이용자의 저상버스 만족도가 5점 만점에 각각 1.84점, 2.37점으로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노선이 많지 않고 막상 이용하려고 하면 불편한 점이 많아서라고 하는데요.
오히려 일반인들은 저상버스 만족도가 4.11점으로 매우 높았습니다.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도 편하다, 또,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기본 상식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자료조사: 권혜인 박호수 / 연출: 정다원 /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양홍석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전준홍
[알고보니]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들 '집단이기주의'?
[알고보니]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들 '집단이기주의'?
입력
2022-04-06 20:15
|
수정 2022-04-06 20:1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