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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1만 원짜리 파스타 한 그릇에 절반이 수수료‥"플랫폼의 노예"

[집중취재M] 1만 원짜리 파스타 한 그릇에 절반이 수수료‥"플랫폼의 노예"
입력 2022-04-07 20:21 | 수정 2022-04-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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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음식 배달도, 쇼핑도 이제 플랫폼에 의존하는 시대.

    그런데 장사하는 분들이 플랫폼업체에 내는 이런저런 수수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가게 주인이 만원짜리 배달 파스타 한 그릇 팔고 내는 수수료가 4천7백원.

    파스타 값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문제는 이 돈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정작 돈 내는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먼저 임상재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영등포의 파스타 집.

    코로나가 터진 뒤, 손님은 받지 않고 배달 전문으로 바꿨습니다.

    매출 전체를 배달앱에 의존합니다.

    배달료로 얼마나 쓰고 있을까?

    배민1의 정산 내역.

    1만9백원 짜리 파스타 한 접시를 팔았습니다.

    배달료 6천6백 원 가운데 손님이 3천 원을 냈습니다.

    파스타집사장은 나머지 배달료 3천6백 원에 각종 수수료 1천1백 원을 부담합니다.

    손에 쥔 건 6천2백 원.

    남는 게 없습니다.

    [김진우/배달 파스타집 사장]
    "아침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하거든요. 그러면 14시간 정도 일을 하는데 불구하고 인건비가 안 나와요."

    지난해 6월 시작된 배민1 서비스.

    처음에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배달료 일부를 지원해줬지만, 최근 이걸 없앴습니다.

    식당 사장님들은 보이콧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영수증에 손글씨로 "배민1을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손님들에게 호소하는 사장님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배달료만 부담되는 게 아닙니다.

    식당 사장님들은 앱에 더 많이 노출되려고 광고비도 따로 냅니다.

    하지만 배달료도, 광고비도, 어떻게 책정되는지 사장님들은 알 수가 없습니다.

    [쿠팡이츠 직원(2022년 2월 4일 쿠팡이츠-업주 통화 중)]
    "정확하게 퍼센티지로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수수료를 아무래도 높이 설정하신 사장님들이 더 많은 고객한테, 상단에 노출되는 확률이 높아지는 거고요."

    이러니 깜깜이 상태로 식당들끼리 서로 광고 경쟁을 합니다.

    플랫폼 좋은 일만 하는 겁니다.

    [김진우/배달 파스타집 사장]
    "이 알고리즘을 모르겠어요. 얘네가 공개를 안 하니까. 처음에는 (광고비) 5%로 시작했는데 경쟁을 계속하는 거예요. 지금 평균이 9%가 됐어요."

    야놀자 같은 숙박 플랫폼도 비슷합니다.

    [김진우/대한숙박업중앙회]
    "<광고비를 또 안 낼 수도 없는 상황인 거죠?> 그리로 몰리는데 옆에서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광고비에 따라 노출 순서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배달료 같은 각종 수수료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려주고 계약서에 담으라는 법입니다.

    거래액 1조원 또는 매출액 1천억원 이상, 구글, 애플,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민, 야놀자 등 19개 플랫폼 업체가 대상입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영업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입법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독고명 / 영상편집: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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